‘킹덤2’ 김은희 작가 “코로나 사태와 평행이론? 출발점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0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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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인문서적을 비롯한 여러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드라마의) 이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지?’ 생각하면 1, 2년 전 읽은 책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인문서적을 비롯한 여러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드라마의) 이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지?’ 생각하면 1, 2년 전 읽은 책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
“극중 서비(배두나)의 대사처럼, 정말 봄이 오면 모든 악몽이 끝나고 다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좀비’로 불리며 좀비 사극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13일 공개) 시즌2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48)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20일 화상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역병을 다룬) 킹덤과 코로나 사태에 대해 평행이론을 개진하는 분들이 있는데 2011년에 기획한 작품이어서 연관관계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다만 기생충과 전염병에 관심이 많아 관련서적을 많이 읽어보는 편이다. 바이러스가 온도나 생태적 변화에 예민한 부분에 착안해 극의 일부를 구성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싸인’, ‘시그널’, ‘쓰리 데이즈’로 탄탄한 필력을 인정받은 그는 킹덤의 출발점은 몇 개의 의문문이었다고 말했다.

“‘배고픔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잘못된 정치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봤어요. 그렇다면 ‘정치란 무엇인가’를 거쳐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로 생각이 넓어졌습니다.”

그래서일까. 시즌2를 집필하며 김 작가가 영상화를 가장 기대했던 장면은 좀비가 옥좌를 향해 몰려드는 대목이었다고 한다. 그는 “일국의 왕이 머무는 공간이 전복되는 느낌이어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고증을 위해 역사학자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한국민속촌, 경복궁, 창덕궁을 답사하기도 했다. 내시 문수(안재홍)가 화장실에 갇히는 장면 등 여러 아이디어를 그 과정에서 얻었다.

조선이 배경인 킹덤에 대한 해외 시청자들이 보인 뜨거운 반응도 연일 화제다. 김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좀비를 만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고픈 좀비, 슬픈 좀비 등 인간미가 있는 좀비라고 할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가장 재미있는 것이 나오는 듯해요. ‘처음에 이 작품을 왜 쓰려고 했지?’ 하고 계속 자문하고 고민하는 작가가 되려 합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그는 극의 완성도에 대해 좀비 역을 맡은 단역 배우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시야가 차단되는 렌즈를 낀 채 전속력으로 달리는 연기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배역임에도 최선을 다해 엄청난 것을 보여주신 데 대해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시즌3에 대한 구상도 이미 시작했다. 김 작가는 앞으로 범팔(전석호), 문수, 어린 왕(김광훈), 그리고 시즌2 말미에 ‘깜짝 등장’한 전지현(아신 역)의 역할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시즌1이 배고픔, 시즌2가 피에 대한 이야기라면 시즌3는 ‘한(恨)’에 대해 다루고 싶어요.생사초의 기원에 대해서도 더 할 말이 있죠. 압록강 유역 등으로 배경도 옮겨갈 겁니다. 그쪽의 자연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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