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연간 현금 흐름만 1조원…“고위 간부들 횡령 심각”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5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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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 '신천지 재산' 분석 공개
전체 재산 5513억1952만원, 작년 현금 1조600억
"교인들에 성전 건축 한구좌당 200만~300만원 걷어"
전피연 "이만희·고위 간부 2명 횡렴 혐의 추가 고발"

검찰이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의 보유재산 총액이 5500억원을 넘고현금 흐름 규모는 연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의 재산 대부분은 신도들로부터 나왔으며, 이중 일부는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 종말론사무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신천지 전체 재산은 5513억1952만원이다. 지난해 연간 현금흐름 규모는 1조600억원에 달한다.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2020년 신천지 정기총회’ 녹취록 등을 토대로 신천지 재산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윤 소장에 따르면 국내외 신천지가 보유한 부동산은 성전, 사무실, 선교센터 등 1529개소다. 이를 통한 신천지 소유 부동산 예상 총액은 2735억7900만원이었다. 성전 72곳이 1760억8800만원, 선교센터 306곳(해외 200곳 제외) 155억1500만원, 사무실 103곳 39억8200만원, 기타 1048곳 779억9300만원 규모다.

또 총회와 전국 12지파, 선교센터의 재정은 총 2777억4052만원 규모였다. 총회 재정은 949억9834만원이고 12지파의 재
정은 총 1799억165만원이다. 여기에 선교센터 재정은 28억4053만원 수준이었다.

신천지는 “정기 총회 보고시 발표된 총 1529곳은 사람이 모일 수 없는 토지, 주차장 부지, 창고, 개인 소유 및 개인 임차한 건물 등이 포함되었으며 건물의 개수가 아닌 기관의 개수”라고 해명했다. 신천지는 지난 1월말 기준교회 및 부속기관 1100곳이라고 공개했고, 주소가 틀리거나 누락된 곳, 이미 폐쇄된 곳을 재차 확인, 토지, 창고, 사택, 기숙사, 개인 소유, 임차 등 모두 포함하여 총 1903개라고 정부에 최종 제공했다.

◇ 신천지가 포교에 열 올리는 이유?…재산 대부분 신도들 통해 형성

신천지의 5513억원에 달하는 재산은 주로 신천지 신도를 통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종말론사무소 윤 소장은 5일 영상을 통해 “신천지가 운용하는 돈의 출처는 대부분 신천지 교인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들”이라며 “성전을 건축한다면서 한 구좌에 200~300만원을 걷기도 한다”고 밝혔다.

종말론사무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천지는 교인들에게 각종 헌금을 요구한다. 십일조 외에도 주정헌금, 감사헌금, 건축헌금, 선교헌금, 절기헌금, 체육헌금 등 각종 헌금이 존재한다.

신천지는 청년회(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남녀), 부녀회(만 34세 이상 만 64세 이하 여성)에게 십일조가 많이 걷히지 않자, “1000원, 5000원짜리 십일조를 하지 말고, 진정한 십일조를 하라”고 독려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천지는 또 신도들에게 교재, DVD, 신천지 소유 언론사 신문, 전도용 홍보물 및 책자 등을 판매하고, 각종 대형 행사가 있을 시 비정규적으로 5~10만원의 헌금을 추가로 독려했다.

2018년 12월에는 신도들에게 자체 메신저를 통해 총회장 특별지시사항으로 전도 실적이 없는 신도에 한해 총회에 10만원, 지파에 100만원 등 총 110만원을 납부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된다.

특히 신천지는 신도들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헌금을 포함한 물품 납부 현황을 지파, 지교회, 부서별로 납부내역을 공유, 발표했다.

또 신천지는 산하 24개 조직 중 사업부를 운영해 21만여명의 국내 신도들의 소비활동이 신천지 내부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려했다. 이를 위해 교회 내부에 마트를 운영하고,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다.

윤 소장은 “교인들이 내는 돈 위주로 (신천지의 재산이 형성된다) 그래서 전도에 열을 올리는 거다. 이를 위해 속여서 하는 포교 방식이 필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횡령 횡행?

윤 소장은 신천지의 신도들이 지도부를 믿고 이러한 재정적 뒷받침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해 신천지 고위 간부들의 횡령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윤 소장은 “이번 보고로써 신천지 재산과 현금흐름 내역이 모두 밝혀진 것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며, 신도들의 증언 및 제보를 종합하면 신천지 재정 투명성은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2018년 12월 걷힌 110만원에 관한 교회 재정 보고가 전무하며 110만원을 교회재정으로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금전거래로 처리하는 제보를 전언 받았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5일 신천지의 간부 한명이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밝히며 이 간부의 횡령 정황을 설명했다. 윤소장은 “월급 200만원에서 십일조 20만원을 제외하고 ‘180만원’으로 생활하는 이 간부가 총 ‘100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이 간부는 신천지 청년을 동원해 이들의 인건비 수십억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천지 교인들을 모 건설회사에 위장 취업시키고, 월급통장, 도장, 비밀번호를 모두 자신이 속한 지파로 내게 해 190만원씩 들어오는 이들의 월급을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

윤 소장은 “저희가 확인한 내용만을 가지고 추산해 보니 (이 간부의 재산은) 100억원이다. 이만희씨와 함께 신천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지금도 매달 180만원을 받는 사람이 100억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모았다”며 “교인들에게 목적을 밝히지 않고 돈을 지출했을 때 이는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윤 소장에 따르면 신천지 총회에서는 매번 이 간부에 대한 감사를 나갔지만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만희 총회장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묵인했다며 이 총회장이 이 간부에게 약점을 잡혔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윤 소장은 “이 간부는 대표격인 사람을 얘기했을 뿐이다. 그 아래 담임급 간부들도 (횡령이 있다) . 확실하게 근거가 있는 사람들 위주로 앞으로 영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만희는 대외적인 이미지 가난한 이미지다. (그렇지만) 그쪽도 라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회장은 현재 ‘신천지 2인자’로 불리던 사실혼 관계였던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 에게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신천지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이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대표는 이 총회장이 자신에게 지속적인 돈 요구를 해왔고, 1천억원대의 돈을 가져오라고 해 이만희를 떠났다고 최근 폭로했다.

이만희 총회장 횡령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5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회장과 신천지 간부의 횡령, 비자금 조성, 부동산 취득, 전도비 횡령 등추가 의혹 6가지를 제기했다.

전피연에 따르면 전국 12개 지파로 구성된 신천지는 각 지파에 소속된 교회로부터 매달 십일조를 거두고 지파본부 역시 헌금을 모은다. 이렇게 모인 현금은 총회 본부에 보고되는데, 2018년 3480억원, 지난해 3840억원 규모라고 전피연은 주장했다.

전피연은 이날 이 총회장과 고위 간부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추가 고발한다고 밝혔다.

전피연은 고발장에서 신천지 고위 간부들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헌금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피연은 “신천지 내부 감사자료를 압수수색해 이 횡령 자금과 이 총회장이 관련이 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전피연은 2018년 ‘평화의 궁전’으로 불리는 경기 가평군 고성리 신천지 연수원, 가평군 선촌리 별장, 가평군 청평리와 경북 청도군 현리리 일대 토지·건물 등을 문제 삼고 횡령이 의심된다며 이 총회장과 김남희 전 대표를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7월 경찰로부터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아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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