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체요절’보다 먼저 만들어진 책 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6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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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 소장자 장윤석씨 “석가여래행적송 상(上)권” 주장
임홍순 명예교수 “의심 여지없다, 심도있는 연구 필요”
석가여래행적송 하(下)권 소장한 서울대 규장각 ‘연대미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보다 40여년 앞서 제작된 고서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윤석(51)씨는 6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하고 있는 고서가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상(上)권이며, 직지심체요절보다 먼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석가여래행적송은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유통한 내력 등이 담긴 책으로, 고려 후기의 승려인 운묵이 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下)권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보관하고 있다.

장씨는 “해당 고서는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온 것으로, 최근에 지인에게 보여줬다가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과학적인 방법 등을 통해서라도 정확한 연대가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당 고서를 확인했다는 임홍순 서경대 명예교수는 “상권을 보면 1328년 12월에 글을 썼다는 내용이 있다. 서문에는 당시에 벼슬하던 선생이 1330년에 발간했다는 서문도 있다”면서 1377년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보다 앞서 제작됐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서울대 규장각이 소유한 하권에 대해 ‘연대미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임 명예교수는 “규장각이 하권만 보고는 연대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본다. 책은 후대에 인쇄된 것도 많기 때문에 하권만으로는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학자가 해당 고서의 양식이 조선시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책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지만, 고려시대 발간한 책 가운데 조선 초기 양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장씨가 소유한 책이 석가여래행적송 상권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선 “서울대 규장각이 가지고 있는 하권과 내용이 동일하다”면서 “해당 고서가 석가여래행적송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 명예교수는 “탄소동위원소 등의 실험을 통해 고서의 제작 시대를 밝힐 수 있다고 하지만, 10년 단위의 차이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 논의되는 연도는 40년 차이 정도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말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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