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솜 개인전 ‘음유심(音流心)’…현대판 문자도 시리즈로 깊은 인상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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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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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문자도를 그리는 작가 박다솜의 개인전 ‘음유심(音流心) - Music Flows in Me’이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한옥 청(聽)에서 개최됐다.

문자도 시리즈와 주파수 관련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밀도 있게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박다솜 작가의 최신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신선한 기획과 수준 높은 작품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다솜 작가는 “대학교 재학시절 소리를 수집하던 중 소리들의 데시벨과 파장이 비슷함에도 마음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감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수심정기(守心正氣)의 원리는 내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것들에 대한 해결책이 되어주었다”라며 문자도와 주파수 관련 작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작가의 작품 속에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와 온갖 이가 내는 주파수로 내면이 온전치 않은 순간, 오래된 사물이나 오래 산 사람들을 마주하며 느낄 수 있었던 따듯한 위안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작가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 중 제일 오래됐다고 하는 (경상북도 안동시 소재)봉정사 극락전을 보러 갔을 때 그 지붕 밑 공포(栱包)가 가지고 있는 끼워 맞추어져 있고, 완전해야 만 해 보이며 그래서 얽매여 잇는 듯도 보이는 구조가 나의 당시 마음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내 안의 주파수가 형상이 있어 뚜렷하게 그려낼 수 있다면 이러한 형태이지 않을까 했다. 밑칠이 되지 않은 날 것의 짜임 그대로가 좋아 캔버스의 뒷면에도 작품을 그리게 됐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모든 것은 나 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라 자유롭게 하기도 하고 옭아매게 하기도 한다. 음식물이 잘게 씹혀질수록 소화가 더 잘되는 것처럼, 마치 바람과도 느껴지는 현대의 바쁘고 바쁜 나날들 속에서 잘게 나누어진 문자의 순수한 뜻처럼 작품을 접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의 맑고 단단한 기운을 잘 흡수하여 살아가기를 바라며 그림을 그렸다”라고 밝혔다.

한편 개인전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박다솜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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