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ier… 상상 그 이상을 창조하는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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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

1847년, 파리 한 보석상의 숙련공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가 스승인 아돌프 피카르로부터 파리 몽토르게이 29번지에 있는 보석 아틀리에를 인수했다.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는 그 한 해 전 하트와 마름모꼴로 둘러싸인 이니셜 L과 C를 그의 장인(匠人) 마크로 등록한 터였다. 까르띠에 하우스는 이렇게 태어났다.
1899년 뤼 드 라 페 13번지 까르띠에 부띠끄.
1899년 뤼 드 라 페 13번지 까르띠에 부띠끄.
1899년 까르띠에는 뤼 드 라 페(rue de la Paix) 13번지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의 아들인 알프레드는 이때부터 그의 세 아들에게 까르띠에 하우스의 해외 경영을 맡기게 된다. 루이 조제프는 파리를, 자크 테오뒬은 런던, 피에르 까미유는 뉴욕에 각각 터를 마련하면서 국제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일찍이 영국의 에드워드 7세로부터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이라는 칭송을 받은 까르띠에는 이 3대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보석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주얼리, 까르띠에의 언어

1969년 만들어지 러브 브레이슬릿.
1969년 만들어지 러브 브레이슬릿.
창업자의 손자 루이 까르띠에는 1924년 친구인 시인 장 콕토를 위한 반지를 만들어 선물한다. 이후 까르띠에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주얼리는 지금도 전 세계에 걸쳐 사랑받고 있다.
많은 주얼리 중에서도 빼어난 창의성으로 평가받는 것은 ‘러브 브레이슬릿’과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이다. 1969년 선보인 ‘러브 브레이슬릿’은 디자이너 알도 치풀로가 제작한 남녀 공용 팔찌다. 팔찌를 끼운 뒤 특수 제작된 스크루 드라이버를 이용해 빠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연인들에게 충실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주얼리였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 소피아 로렌과 카를로 폰티 같은 유명한 연인들은 순금으로 만든 이 사랑의 고리를 나누면서 사랑을 약속했다.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은 주얼리의 소재로 쓰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못’을 모티브로 삼아 파격적이었다. 못 모티브로 인해 이 팔찌를 착용한 사람의 강한 개성과 뚜렷한 의지를 내보였다는 점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까르띠에가 새롭게 내놓은 ‘클래쉬 드 까르띠에’는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자랑하는 주얼리다. 외양은 뾰족해 보이지만 착용감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곡면의 윤곽선 사이로 스터드(단추형 보석)가 세밀하게 박혀 있으며, 스터드를 통과해 상하좌우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피코 장식(작은 고리 모양의 테두리 장식)은 피코 뜨개질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핑크골드 소재의 귀걸이, 반지, 목걸이, 팔찌로 구성됐다. 핑크골드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의 컬렉션은 밤의 파리의 자갈길에 비친 조명처럼 은은하게 반짝인다.


시계, 까르띠에의 또 다른 축

까르띠에의 베누아 워치(위)와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까르띠에의 베누아 워치(위)와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1904년 루이 까르띠에는 그의 절친한 친구이면서 브라질의 전설적인 비행사인 알베르투 산투스뒤몽을 위한 선물로 세계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를 선보였다. 산투스뒤몽이 비행 중 시계를 쉽게 쳐다볼 수 없다는 고충을 알고 시계를 손목에 부착해 쉽게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912년 제작된 베누아는 부드러운 타원형 디자인의 시계다. 전통적인 원형 시계에 피로를 느낀 루이 까르띠에가 욕조의 모양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최초로 선보인 타원 형태의 시계다. 안으로 굽은 타원형의 이 시계는 1950년대 말까지 많은 수정을 거쳤고, 마침내 안쪽으로 살짝 휘어진 타원형에 로마숫자 또는 아라비아숫자가 찍힌 지금의 디자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1973년이 돼서야 프랑스어로 ‘욕조’를 뜻하는 ‘베누아’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2009년 윤곽이 뚜렷한 유리를 사용해 정교한 곡선으로 완성시킨 ‘뉴 베누아’ 컬렉션을 선보였고, 2019년 4월 원래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디테일을 더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프랑스의 영화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잔 모로, 오스트리아 출신 배우 로미 슈나이더 등의 사랑을 받으며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여성 시계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까르띠에는 베누아 워치 컬렉션의 신제품을 한국에서 선보였다. 옐로 골드 모델과 다이아몬드가 파베 세팅된 화이트 골드 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브랜드#luxury brand#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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