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유튜브는 그야말로 애증의 존재다. 아이는 손바닥만 한 화면만 종일 들여다보고, 그걸 보는 부모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아이들은 들판을 맘껏 뛰놀아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지만 들판은커녕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흙 만져보기도 어려워진 세상이다.
저자는 7년 전 전원주택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유튜브에 접속할 수 있는 빵빵한 와이파이는커녕 케이블TV도 나오지 않는 시골에는 마을버스도 한 시간에 한 대만 왔다. 삼남매 중 큰아이가 아홉 살, 막내는 두 살이었다. ‘저질렀다’는 말이 어울릴 만한 결정이었다.
엄마는 외풍이 심한 집 안 환경에 아이들 건강을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잔병치레를 뚝 뗐다. 들꽃과 새 이름도 줄줄 읊었다. 알파벳은 못 외웠지만 그건 부모가 욕심을 부리지 않는 한 문제될 일이 없었다.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다. 둘째 딸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한동안 대소변을 못 가려 고생하기도 하고, 아파트에서보다 몇 곱절 많은 집안일에 지쳐 아이들에게 모질게 대하고는 이내 후회하기도 한다. ‘육아 칼럼니스트’라는 타이틀을 달고 목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한데, 저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실수에 솔직하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아이들이 학습지 대신 풀꽃을 만지작거리고 학원 대신 뒷동산을 들락거릴 수 있다면, 유튜브도 지금보다는 덜 밉지 않을까. 이렇게 놀 것이 많다면 아이들이 종일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릴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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