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독서가 음악적 영감 키워줘… 폭넓게 배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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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 페스티벌’의 떠오르는 스타, 한지호-문태국-김한의 음악세상

‘2018 디토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한지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왼쪽부터). 이들은 “또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디토 페스티벌은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18 디토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한지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왼쪽부터). 이들은 “또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디토 페스티벌은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5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올해 ‘디토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피아니스트 한지호(26), 첼리스트 문태국(23), 클라리네티스트 김한(22)을 만났다.

‘디토 앙상블’의 리더인 용재 오닐(40)은 10년째 디토 페스티벌을 이끄는 리더. 3인방은 올해 디토 페스티벌이 선정한 라이징 스타다. 피아니스트 한지호는 2014 독일 뮌헨 ARD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고, 첼리스트 문태국은 아시아인 최초로 2014년 카잘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두 사람은 올 2월 워너 인터내셔널 듀엣 앨범을 함께 녹음했다. 문 씨는 “형하고 알고 지낸 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두 사람 모두 음악가치곤 성격이 무던한 편이라 의견은 달랐지만 조율이 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씨는 “무대에서 연주자도 일종의 연기를 한다. 감정을 소모하고 나면 다시 그것을 채우는 시간이 필요한데, 성격이 예민하면 그 과정이 힘들다”며 의견에 동의했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최근 핀란드 방송 오케스트라 최연소 부수석으로 임명됐다. 그는 “원래 솔로에 관심이 많았는데 클라리넷은 모차르트 곡을 제외하면 연주할 곡이 많지 않았다”며 “목관 앙상블 ‘바이츠퀸텟’ 동료인 함경과 조성현이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토 페스티벌 무대는 어떻게 꾸렸나.

▽문=10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에 더 집중하는 게 모토다. 드뷔시와 풀랑을 연주하는데, 정말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김=하고 싶은 곡들을 넣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레퍼토리가 완성됐다. 8년 만에 갖는 국내 독주회 무대인데, 상당히 어깨가 무겁다.

―셋 다 중고교 때 유학을 갔다. 투자한 만큼 도움이 됐는가.

▽문=국내에도 유학파 교수님이 많아서 교육면에선 비슷하다. 다만 클래식 뿌리가 서양음악이라 문화·언어적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

▽한=확신이 있다면 결과와 관계없이 유학생활이 어디에서든 활용될 거라 본다. 재능의 크기는 다 다르지만, 가진 그릇을 꽉 채운다면 크든 작든 쓸 곳이 있을 거다.

▽김=한국에선 어릴 때부터 악기에만 집중해 다른 분야를 접할 기회가 적다. 외국에선 다른 공부도 하면서 악기를 한다. 그리고 대학에 가면 본격 연습에 매진한다. 반면 한국은 중고등학교 때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대학에선 지치는 경향이 있다.

―악기 외에 음악에 도움이 되는 공부가 있다면….

▽김=수학도 도움이 된다. 음계나 옥타브 차이도 수학과 관계가 깊다. 리듬감도 좋아지고 무의식으로 채운 지식들이 무대에서 표출된다.

▽한=사유의 방식이 더 유연해질수록 예술가로서 영감을 얻기 쉬운 상태가 된다. 그래서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

▽문=숲에 나무 시냇물 꽃 다람쥐 등이 공존해야 조화로운 생태계가 되듯 전인적 교육이 음악성에도 중요하다고 본다.

―대중적인 기획이나 스타 시스템을 도입하는 클래식 공연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부정적이진 않지만 연주자는 늘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지가 소진되고 다른 스타가 나오면 힘들 수 있다. 정보 유통이 짧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클래식 시장이 달아오르긴 쉽지 않다. 하지만 종이책처럼 클래식은 꾸준할 거라고 본다.

▽문=스타가 아니라 나의 성 ‘문(moon)’처럼 은은하게 자리를 지키는 솔리스트가 되고 싶다.

문태국&한지호 9일 오후 8시. 김한 10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3만∼5만 원. 1577-5266
 
이설 기자 snow@donga.com
#디토 페스티벌#한지호#문태국#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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