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사상가들의 정치철학, 현대에 미친 영향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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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사: 헤로도토스에서 현재까지/앨런 라이언 지음/남경태, 이광일 옮김/1400쪽·5만5000원·문학동네

서양 정치사상 및 정치이론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저자가 3000년에 걸친 인간의 사상과 행동에 대해 정리하고 해석했다. 기획에서 최종 출판까지 30여 년이 걸렸다는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치철학의 연원을 추적하고 오늘날 정치 문제를 헤쳐 나갈 새 관점을 찾고자 한다.

책은 인류사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내놓은 답안들을 소개하며 현대인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반추하게 만든다. 1부의 그리스 헤로도토스부터 2부의 현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까지 해당 사상가들의 개인 생애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대를 분석한다. 마키아벨리를 이해하기 위해 유럽 도시 피렌체를 설명하고 홉스를 이해하기 위해 근대라는 시대에 대한 문학, 사학을 통틀어 들여다보는 식이다.

이 책은 결국 옛 정치철학이 과거로 박제돼 죽은 것이 아니라 후대 우리 곁에 살아 있어야 한다는 걸 말한다. 저자는 ‘민주주의’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탄생한 그리스와 로마가 지금의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훨씬 적은 수의 인구와 작은 지역 범위였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현재 인류가 이처럼 전혀 다른 토양 위에서 탄생한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각계 분야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한다.

위대한 사상가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방대한 노력의 끝에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하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민족주의, 핵전쟁, 환경 악화 등 현재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과 그 문제를 풀어 나갈 실마리가 현재를 형성한 덕분에 이제는 그 일부가 돼버린 과거에 있다는 것은 아닐까.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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