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모래시계’… 뮤지컬로 감동 한 번 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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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모래시계’로 뭉친 조광화 연출-김문정 음악감독

조광화 연출(왼쪽)과 김문정 음악감독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원년 팬이다. 조 연출은 “당시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웠던 미장센(무대나 스크린 안의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작업과 구도)과 세련된 연출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기억”이라고 강조했고,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 이정재 씨가 지금까지도 나의 이상형”이라고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조광화 연출(왼쪽)과 김문정 음악감독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원년 팬이다. 조 연출은 “당시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웠던 미장센(무대나 스크린 안의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작업과 구도)과 세련된 연출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기억”이라고 강조했고,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 이정재 씨가 지금까지도 나의 이상형”이라고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95년 ‘귀가시계’로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드라마 ‘모래시계’가 올해 말 창작 뮤지컬이란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원작만큼이나 작품의 흥미를 돋우는 건 화려한 창작진이다. 올해로 연출 데뷔 20주년을 맞은 조광화 연출(52)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레미제라블’ ‘영웅’ ‘맘마미아’ ‘엘리자벳’ 등 다수의 대작에서 음악을 담당한 김문정 감독(46)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두 사람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서편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호흡이다. 세 작품 모두 외국에서 그대로 들여온 라이선스 작품이 아닌 순수 한국 창작 뮤지컬이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 모두 끈끈한 ‘신뢰’ 관계를 자랑했다. 김 감독은 “‘모래시계’란 작품과 ‘남자충동’ ‘미친 키스’ 등 마초적인 성향의 작품을 많이 해온 조 연출의 성향이 잘 들어맞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연출은 “워낙 선이 굵은 남성적인 작품을 많이 해온 터라 웬만해선 이 작품을 피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근데, 음악감독이 김문정 감독이라잖아. 마음이 흔들렸지. 결국 냉큼 하게 됐어. 하하.”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 이정재…. 숱한 스타를 낳았던 원작 드라마와 비교해 뮤지컬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24부작 방대한 원작 드라마를 2시간 반짜리 작품으로 요약한 조 연출은 “노래 넘버 가사는 제가 직접 썼고, 대사들은 원작의 송지나 작가의 대사를 많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수의 ‘나 지금 떨고 있니?’와 같이 너무 유명한 대사는 관객들이 배우 최민수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어 과감히 뺐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를 둔 캐릭터는 누구일까. 조 연출은 “과묵했던 재희(원작 드라마 이정재 역)가 노래하고 춤을 추니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드라마와 달리 장면 구성 역시 태수, 우석(박상원 역), 혜린(고현정 역) 세 인물이 한데 모이는 사건 위주로 편집했다”고 덧붙였다.

음악 역시 캐릭터별로 각기 다른 맛을 자랑한다. 김 감독은 “태수는 록 음악으로, 올곧은 강직한 성격을 지닌 법조인 우석은 힘 있는 발라드, 혜린은 변박이나 노래의 템포를 조절해 그녀의 심한 감정 변화를 표현할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별 주요 악기도 달리한다. 태수는 기타, 우석은 푸근하면서도 넓은 소리를 내는 호른, 혜린은 여리지만 강직한 스트링 악기 위주다. 원작 드라마의 상징적 음악인 OST ‘백학’도 뮤지컬 무대에 소환된다. 김 감독은 “백학이 워낙 유명해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백학 음악을 기대하고 올 관객을 위해 1막 첫 장면에서 서곡으로 활용하고, 몇 넘버에 레이어링(덧입히기)해 관객에게 추억을 회상하는 장치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우석 역의 최재웅, 혜린 역의 조정은, 태수 역의 김우형. 창작컴퍼니다 제공
뮤지컬 ‘모래시계’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우석 역의 최재웅, 혜린 역의 조정은, 태수 역의 김우형. 창작컴퍼니다 제공
태수 역에는 배우 김우형, 신성록, 한지상이 캐스팅됐고, 혜린 역은 조정은, 김지현, 장은아가 번갈아 가며 맡는다. 우석 역은 박건형, 강필석, 최재웅이 연기한다. 5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6만∼14만 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뮤지컬 모래시계#조광화#김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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