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난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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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 여는 가수 전인권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만난 가수 전인권. 그는 “지난해 11월 촛불집회 뒤 서울시에서 (서울도서관 외벽에)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문구를 써도되느냐는 전화가 왔다. 좋은 말이구나, 새삼 깨닫고 5월 공연 제목으로 삼았다”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만난 가수 전인권. 그는 “지난해 11월 촛불집회 뒤 서울시에서 (서울도서관 외벽에)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문구를 써도되느냐는 전화가 왔다. 좋은 말이구나, 새삼 깨닫고 5월 공연 제목으로 삼았다”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마음이 허전한 사람들이 수십, 수백만이었어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같이 노래해줄 때 (‘걱정 말아요 그대’가) 의외로 좋은 노래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뭉클했고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어떻게든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방금 전 꿈에서 깬 듯한, 가수 전인권(63) 특유의 거북이걸음 어투였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세 번이나 촛불집회 무대에서 노래했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그가 거기서 ‘걱정 말아요 그대’ ‘애국가’ ‘행진’을 부를 때 광장은 뜨거워졌다. “(무대에서) ‘우리가 친구가 되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인권을 만났다. 1979년 보컬 그룹 ‘따로 또 같이’ 멤버로 데뷔한 지 얼추 40년이 됐다. 동료 멤버들의 죽음, 대마초 파동으로 굴곡진 길이었다.

“정신요양원에서 1년 4개월 17일을 생활했어요. 제 노래들이 부끄럽지 않으니 지금 죽어도 상관없겠다(고 그때 생각했죠).… 근데 죽기가 어렵더라고요, 참.” 전인권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내 곡은 ‘걷고, 걷고’(2013년)다. 힘들 때 의지가 되는 노래”라고 했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노래처럼 전인권은 요즘 새로운 꿈을 꾼다. 첫째는 해외 진출. “나이 생각 안 하고 세계적인 놈이 돼보자, 하고 집에다 한 달 전 새 연습실을 만들었어요. 오후 6시에 자고 밤 12시나 1시에 깨서 연습해요. 앞으로 내 앨범(올 하반기 신작 예정)은 굉장히 다를 거예요. 돌아보니 내가 정신 차리는 데 5년 걸리더라고요. 5년 됐어요, 이제. 진실하게 살고 진실하게 음악을 해볼 생각이에요.” 마침 최근 미국 공연 제안이 들어와 조율 중이다.

또 하나의 꿈은 미술이다. “내가 왜 (절망 속에서도) 희망적이었을까 생각해보니 자신감의 원천이 그림이었어요.(웃음)” 최근 탄생한 둘째 손녀에 대한 사랑도 방아쇠가 됐다. “돈 벌면 손녀 둘을 위해 부동산을 한 50평(약 165m²) 사서 벽화 그려주고 싶어요.”

들국화 재결합에 대해서는 2014년 인터뷰 때처럼 답했다. “최성원과는 주찬권 죽음(2013년) 이후 연락한 적 없어요. 싸울까봐. 하지만 만약 최성원이 난처한 일에 빠져 있어서 (함께 음악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면 들국화로든 전인권밴드로든 같이 할 수도 있죠. 우린 동지였어요. 군사정권 시대 때 딴 사람들은 다 저쪽(주류 가요계)으로 갔는데 우린 밤업소에서 음악생활을 마감할 줄 알았어요. 들국화는 그때 ‘안간힘’이었어요. (방송 심의에서) 노래가 전부 창법 미숙이라고 했어요. 안간힘을 써서 그런가 봐요.”

‘전인권밴드’는 다음 달 6,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들국화 이후 솔로 가수로서 이곳 공연은 그에게 처음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점잖잖아요. 2, 3층까지 들어찬 그 점잖은 사람들 혼을 빼버릴 때 재밌어요. 아, 혼을 뺀다는 표현은 (기사에) 쓰지 말고요.… 아, 괜찮아요?”

무대는 충주(5월 27일), 청주(일시 미정)로 이어진다. 02-542-5494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전인권 단독 콘서트#들국화 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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