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연출-성악 3박자 조화롭게 어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팔리아치&외투

‘팔리아치&외투’는 유럽에서 급부상하는 페데리코 그라치니가 연출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팔리아치&외투’는 유럽에서 급부상하는 페데리코 그라치니가 연출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첫 작품인 ‘팔리아치&외투’를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는 모두 치정극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각각 75분, 55분 분량의 비교적 짧은 작품. 소프라노 임세경의 출연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첫 공연에선 세트부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보통 오페라에서 접하는 거대한 세트는 없었다. 그 대신 마치 연극처럼 현실적인 세트가 무대에 자리 잡았다. 시대적 배경을 20세기 후반으로 바꿔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했다. 세트는 수평으로 이동하거나 회전하면서 매끄러운 장면 전환을 이끌어냈다. 특히 자동차와 선박이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를 보는 듯했다.

극중극 형태를 띤 ‘팔리아치’는 2막에서 무대 뒤에 객석이 마련됐다. 실제 객석과 극중극 속 객석이 마주 보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 객석에 앉은 관객은 관객이 아니라 무대 위 은밀한 공간을 훔쳐보는 제3의 인물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고단한 현실을 이야기하지만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모습도 흥미롭다. ‘팔리아치’에 등장한 인물들이 ‘외투’에 출연해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교나 과장을 자제한 주역들의 드라마틱한 노래와 연기는 극의 현실감을 더욱 풍부하게 살려냈다. 또한 전문 뮤지컬 배우가 연기하는 무용수들은 양념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뻔한 치정극이지만 세트와 연출, 성악의 삼박자가 조화롭게 맞아떨어지며 뻔하지 않은 치정극을 만들어냈다. 1만∼15만 원. 1588-2514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오페라단#오페라 팔리아치&외투#레온카발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