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쌓인 철길의 낭만 영화주인공 돼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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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公, 전국 간이역 4곳 추천

 
서양식 간이역과 일본 가옥의 건축양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전북 군산시 임피역.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양식 간이역과 일본 가옥의 건축양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전북 군산시 임피역.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간이역과 철길 위에 소복이 쌓인 눈. 누구의 발자국도 남지 않은 하얀 눈밭을 밟는 소리. 올겨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12월의 간이역 여행’을 주제로 연말에 들러볼 만한 전국의 작은 철도역 4곳을 추천했다. 지난 1년을 차분하게 돌아보고 싶은 여행객에게 간이역은 안성맞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양평 구둔역

 1940년 만들어진 간이역이다. 역사는 물론이고 광장, 철로, 승강장까지 등록문화재 296호로 지정돼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인적 드문 철로 위를 나란히 팔 벌리고 걷는 남녀 주인공의 풋풋한 데이트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구둔역은 올해 말 새 단장을 마쳤다. 옛 역무원 사무실을 카페로 꾸몄다. 고구마피자와 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문의는 양평군청 관광진흥과로 하면 된다. 031-770-2490


○ 태백 철암역

 강원 태백시 철암동은 1989년 정부가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꽤 번성했던 곳이다. 한때는 인구가 5만 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한적한 시골 동네가 됐다. 철암역 옆에는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된 철암역두선탄장이 있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하던 곳이다. 선탄장 건너편에는 19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이 있다. 033-550-2081
○ 논산 연산역

 대전과 논산 사이에 있다. 상·하행을 더해 기차가 하루에 10차례 정차하지만 이 역에서 기차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덕분에 연산역의 시간은 느긋하게 흐른다. 이곳에는 등록문화재 49호로 지정된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급수탑이 있다. 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11년 세워졌다. 1970년대에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바뀐 뒤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연산역에서는 미리 신청을 한 방문객이 선로전환기 조작과 트롤리 승차 등 철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041-746-5741∼3
○ 군산 임피역

 1924년 군산선 간이역으로 일제가 한반도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었다. 역사는 1936년에 새로 지은 게 남아 있다.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양식을 결합한 건축양식이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됐다. 더 이상 열차가 서지 않아 전시시설로 바뀐 뒤 인기 관광상품이 됐다. 역에서 가까운 군산 도심의 해망로와 군산 내항 일대에 즐비한 근대건축물은 군산만의 특색 있는 관광 명소다. 관광 문의는 군산시청 관광진흥과로 하면 된다. 063-454-3302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간이역#철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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