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동석]TV먹방 당류 과잉섭취 많아 청소년 비만 부추길까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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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를 틀면 ‘먹방’(먹는 방송)이나 ‘쿡방’(요리 방송)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를 뜻하는 ‘요섹남’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으며, 이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음식점들은 방송 직후 문전성시를 이룬다.

 프로그램은 유명 요리사나 연예인을 출연시켜 음식을 맛있게 즐기거나 때론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통해 식욕을 자극한다.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하다지만 그들은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 음식, 역겨운 음식,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 가리지 않고 최대한 먹어 치운다. 원초적 식탐 본능을 마음껏 자랑한다.

 또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설탕을 포함한 당류나 소금 등 몸에 좋지 않다는 재료를 지나치게 많이 쓰거나, 외식을 부추기고 있다. 당류를 과잉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고혈압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변함없는 의학적 통계 결과이며, 당류는 비만이나 당뇨 등 성인병의 주범임이 이미 밝혀졌다. 국내 청소년의 비만율도 2014년 12.9%로 5년 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고 한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다이어트가 열풍이고 비만 탈출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먹방의 인기는 매우 역설적이다. 요즘의 먹방 열풍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외롭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것’을 도피처로 삼고 있다는 분석에 공감이 간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만 유발 먹방’ 등이 마구잡이로 방송 전파를 타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와 방송의 공익성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으면 건강해질 것인가’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동석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먹방#당류 과잉섭취#청소년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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