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 실종 미군 핵심 변수로…1979년 이란 대사관 악몽 재현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5일 09시 39분


이란 매체가 이란이 미 F-15E 전투기를 격추했다면서 내보낸 파편 사진(왼쪽)과 F-15E 전투기. (출처=유튜브) [서울=뉴시스]
이란 매체가 이란이 미 F-15E 전투기를 격추했다면서 내보낸 파편 사진(왼쪽)과 F-15E 전투기. (출처=유튜브) [서울=뉴시스]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군 F-15 전투기가 격추된 이후, 실종된 미군 조종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과 이란의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미군 조종사 1명을 구출하기 위한 특수부대까지 이란에 투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맞서 이란도 전투기가 격추된 일대를 봉쇄하고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1979년의 악몽 재현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1979년 이란의 한 학생 무장단체가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을 무력으로 점거하고 미국인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한 사건이다. 당시 이란은 인질들을 선전 도구로 활용하고 협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 “美, 특수부대 투입해 수색 작전”

4일(현지 시간) 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 현지에 병력을 투입해 이틀째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조 대상은 전날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국 F-15E 전투기 승무원 2명 중 한 명이다. NYT는 이란 반관영 파르스·타스님통신을 인용해 미군 헬기들이 현지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의 방해로 수색 작전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스님통신은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던 미군 소속 헬기 중 한 대가 공격을 받고 후퇴했다고 전했다. WP는 “헬기가 지상으로 낮게 비행하면서 적의 공격으로부터의 방어를 다른 항공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수색 및 구조 작전은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외신은 미국이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실종자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군 특수부대가 전날 밤 이란 영토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미국 액시오스도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 투입을 보도했다. 다만 두 매체 모두 해당 소식에 대한 출처를 밝히지 않았고, 추가적인 보도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 이란, 현상금 내걸고 신병 확보 속도전

이란은 미군보다 먼저 실종자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NYT는 이란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남서부 코길루예·보예르아흐마드주 일대를 봉쇄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또 국영방송을 통해 “어떤 적군 조종사라도 경찰에 넘겨야 한다”며 그를 생포해 보안당국에 인도하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실종 미군 신병 확보가 미국과 이란의 ‘쟁탈전’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WP는 “실종된 미군이 구조되지 않거나 포로로 잡히게 되면 미국이 이란과 협상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이란이 먼저 실종된 미군을 찾을 경우 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NYT도 “실종된 미국인이 포로로 잡힐 경우 난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특히 실종된 미군이 이란 측에 생포될 경우 1979년 미 대사관 인질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지지하는 이란의 한 학생 무장단체는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무력으로 점거하고 외교관 등 미국인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했다. 당시 많은 미국인들은 이 사태를 지미 카터 대통령의 실패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겼다. 이후 이란은 ‘인질극’을 적대 세력에 대한 전술로 활용해왔다.

이러한 상황을 겨냥한 듯 이란에서는 대놓고 미국을 조롱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란의 강경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투기 격추 소식이 전해진 3일 X를 통해 “그들이 시작한 이 훌륭하고 전략 없는 전쟁은 이제 ‘정권 교체’에서 ‘이봐! 누가 우리 조종사를 좀 찾아줄 수 있어? 제발!’이라 외치는 수준으로 격하됐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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