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장욱진은 갔어도… 畵友 백영수는 건재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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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新사실파 3기 유일 생존자… 23일 개인전… 94세 고령 무색
콜라주 등 신작 25점 포함 40점 선봬

유채화 ‘가족’(1984년). 1970년대 말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뒤 안정된 생활상이 작품 분위기에 반영됐다. 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유채화 ‘가족’(1984년). 1970년대 말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뒤 안정된 생활상이 작품 분위기에 반영됐다. 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원로 서양화가 백영수 씨(94)의 개인전이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열린다.

백 씨는 두 살 때 부친을 여의고 어머니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1945년 오사카미술학교를 졸업했다. 귀국한 뒤에는 1947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 뒤 김환기가 주도한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 동인회인 ‘신사실파(新寫實派)’ 3기 멤버로 1953년 가입해 유영국 이중섭 장욱진 이규상 등의 작가들과 교류했다.

20일 오전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백 씨는 “첫 개인전을 종로 화신백화점 내 화랑에서 열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와 하숙하던 시절인데 하숙집 주인아주머니가 특별히 싸준 멸치볶음 도시락을 화랑 한구석에 앉아 먹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개인전을 여는 갤러리가 그 하숙집 있던 곳 근방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백 씨는 1977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줄곧 그곳에 머물다 2011년 귀국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부인 김명애 씨(68)는 “일본 아트요미우리 화랑 전속작가로 유럽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2007년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신사실파 60년 기념전’을 위해 서울에 머물던 중 돌아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드로잉과 콜라주 신작 25점을 포함한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1970년대 말부터 천착한 주제인 모자상(母子像)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고령임에도 조수의 도움 없이 혼자 작업하는 백 씨는 “운이 좋아서 동료 작가들 중에 나만 여태 살아남았다. 작가가 작품 전시를 여는 것만큼 기쁜 일이 무엇이겠나. 앞으로 더 열심히 작업하겠다”고 말했다. 02-725-102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백영수#서양화과#아트사이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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