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삶기는 듯한 더위에 시달리다 그림책 ‘장갑보다 따뜻하네’(이모토 요코 지음·강해령 옮김·북극곰)를 보니 앙증맞은 그림과 이야기에 웃음이 빵 터진다. 눈이 보송보송 내리는 겨울날, 토끼 미미가 언니와 학교에서 돌아오다 말한다. “손 시려.” 언니가 빨간 장갑 한 짝을 준다. 한 손은 따뜻해졌지만 다른 손은 여전히 시리다. 언니는 미미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장갑보다 따뜻하네! 마중 나온 할머니와도 손을 잡으니 장갑은 한 짝씩만 있어도 된다. 여우, 너구리, 고양이와도 마찬가지. 언니가 말한다. “세상 모두가 서로 손을 잡으면 장갑은 없어도 돼!” 문어, 양, 돌고래, 아이, 사자 등이 손잡고 둥그렇게 만든 원이 마지막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반달 눈웃음을 짓는 미미와 언니, 친구들이 사랑스럽다. 어느새 하얗게 눈 쌓인 바깥 풍경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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