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왕’ 마일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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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영화 ‘마일스’에서 마일스 데이비스 역을 맡은 돈 치들(오른쪽)이 연주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사 하늘 제공
영화 ‘마일스’에서 마일스 데이비스 역을 맡은 돈 치들(오른쪽)이 연주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사 하늘 제공
미국 음악가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는 재즈의 왕이다.

1940년대 비밥의 시대에서 출발해 스스로 쿨 재즈, 모던 재즈, 하드 밥, 재즈 퓨전 같은 장르를 개척한 그의 반세기 음악 여정이 그대로 재즈 역사의 등뼈를 이뤘다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니다.

그의 음악과 삶을 100분짜리 영화로 만드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영화 ‘마일스’(10일 개봉)는 그가 칩거에 들어간 1975∼1979년에 초점을 맞추고 픽션을 가미하는 식으로 거장의 프로필을 우회 공략한다. 사건 나열 대신 인물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롤링 스톤’ 기자 데이브 브래든(이완 맥그리거)은 칩거 중인 마일스 데이비스(돈 치들)가 비밀리에 새 음악을 녹음했다는 첩보를 접하고 그의 집을 급습한다. 때마침 녹음테이프를 도난당한 마일스는 브래든과 함께 테이프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호텔 르완다’ ‘아이언맨’의 돈 치들이 감독 및 주연을 맡았다. 쉰 목소리와 급한 성미, 표정과 제스처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화면의 거친 질감, 감각적인 공간감과 속도감을 이용한 연출도 괜찮다. 마일스와 재즈의 골수팬들은 벌써 입이 나왔다. 그의 음악을 진중하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거다. 그런 삐침은 성급하다. 이 20세기 재즈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는 앞으로 수도 없이 더 나올 테니까. 마일스가, 재즈가 궁금한 이들을 위해 열어둔 스타일리시한 입구로 본다면 이 영화는 ‘첫술’치고 꽤나 푸짐하다. ★★★★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마일스#마일스 데이비스#돈 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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