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빠는 누구?… 뮤지컬 ‘맘마미아’ 연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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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월도’를 떠난 지 18년 만에 돌아온 양백희(강예원·오른쪽). KBS TV 화면 캡처
‘섬월도’를 떠난 지 18년 만에 돌아온 양백희(강예원·오른쪽). KBS TV 화면 캡처
‘땜빵용’ 드라마의 반란이다.

6일 처음 방영된 KBS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월·화 오후 10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20일부터 방영 예정인 ‘뷰티풀 마인드’ 사이 2주를 메우려고 급조된 4부작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9.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방송국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4부작이 너무 짧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며 “10부작 이상으로 연장해 달라”는 의견이 오르고 있다.

시청률을 보장해줄 톱스타가 한 명도 없는 드라마를 이끄는 축은 ‘아빠 찾기’라는 소재다. 학창 시절 ‘날라리’로 마을 일대를 주름잡다 홀연 사라진 양백희(강예원)는 18년 만에 자연요리연구가 양소희로 변신해 18세 딸 신옥희(진지희)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들의 등장에 작은 마을의 고요함이 깨진다. 마을 주민이자 당시 양백희와 ‘썸’을 탔던 우범룡(김성오) 차종명(최대철) 홍두식(인교진) 세 남자는 각자 자기가 옥희 아빠임을 확신하며 그를 보호하고 나선다. 옥희도 종명처럼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는 등 세 남자의 특징 하나씩을 닮아 그의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를 추리하게 만든다.

언뜻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막장드라마 같다. 하지만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는 듯 유쾌하다. 학창 시절 백희의 모습을 빼닮아 가출, 싸움을 반복하던 옥희는 ‘호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세 남자의 헌신 속에 점점 마음을 열고 밝은 인물이 된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시골 마을의 정서는 보는 사람을 편하게 한다. 세 남자의 학창 시절 회상 장면에 흐르는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같은 옛 노래가 1990년대 감성을 새록새록 살아나게 한다. ★★★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백희가 돌아왔다#강예원#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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