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처음 방영된 KBS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월·화 오후 10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20일부터 방영 예정인 ‘뷰티풀 마인드’ 사이 2주를 메우려고 급조된 4부작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9.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방송국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4부작이 너무 짧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며 “10부작 이상으로 연장해 달라”는 의견이 오르고 있다.
시청률을 보장해줄 톱스타가 한 명도 없는 드라마를 이끄는 축은 ‘아빠 찾기’라는 소재다. 학창 시절 ‘날라리’로 마을 일대를 주름잡다 홀연 사라진 양백희(강예원)는 18년 만에 자연요리연구가 양소희로 변신해 18세 딸 신옥희(진지희)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들의 등장에 작은 마을의 고요함이 깨진다. 마을 주민이자 당시 양백희와 ‘썸’을 탔던 우범룡(김성오) 차종명(최대철) 홍두식(인교진) 세 남자는 각자 자기가 옥희 아빠임을 확신하며 그를 보호하고 나선다. 옥희도 종명처럼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는 등 세 남자의 특징 하나씩을 닮아 그의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를 추리하게 만든다.
언뜻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막장드라마 같다. 하지만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는 듯 유쾌하다. 학창 시절 백희의 모습을 빼닮아 가출, 싸움을 반복하던 옥희는 ‘호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세 남자의 헌신 속에 점점 마음을 열고 밝은 인물이 된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시골 마을의 정서는 보는 사람을 편하게 한다. 세 남자의 학창 시절 회상 장면에 흐르는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같은 옛 노래가 1990년대 감성을 새록새록 살아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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