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과 힙합의 조화… “신선한 자극 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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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MC메타 ‘스노우볼 프로젝트’

랩과 록을 결합한 곡 ‘Make My Day’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힙합 듀오 가리온의 나찰과 MC메타. 가운데는 록 밴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 하드보일드뮤직 제공
랩과 록을 결합한 곡 ‘Make My Day’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힙합 듀오 가리온의 나찰과 MC메타. 가운데는 록 밴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 하드보일드뮤직 제공
‘교실 이데아’의 서태지와 아이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림프 비즈킷….

1990년대, 세계 음악계는 록과 랩의 화학 반응으로 불타올랐다.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에 혀끝에서 격발된 랩이 던져지니 불에 기름 끼얹은 격. 영화 ‘저지먼트 나이트’(1993년·한국명 ‘킬러 나이트’)의 사운드트랙은 기념비였다. 런 디엠시, 슬레이어, 펄잼, 소닉 유스, 사이프레스 힐이 거친 록 사운드와 랩을 뒤섞어 만든 앨범.

한국판 ‘저지먼트 나이트’가 나왔다. 록 밴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 힙합 듀오 가리온의 MC메타가 기획한 ‘스노우볼 프로젝트’다. 국내 록 밴드와 래퍼들이 프로젝트 팀을 이뤄 하나씩 차례로 싱글을 발표한다. 연말엔 노래를 모아 앨범으로 만들고 합동공연도 열 것 같다. 첫 주자는 19일 나온 해리빅버튼과 가리온의 ‘Make My Day’. 이성수와 MC메타를 최근 서울 마포구의 카페에서 만났다.

“3년 전 메타 씨를 만나 ‘Judgment Night’ 얘길 했는데 곧바로 공감대가 형성됐어요. 인디에서 록과 힙합 음악인들이 각자 분투하는데 함께 타오를 만한 이런 콘셉트를 왜 생각 못했을까, 이제라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죠.”(이성수)

“원래 록을 좋아했어요. 가리온 초기에도 노이즈가든, 힙포켓과 협연하면서 이런 색깔을 시도한 적 있어요. 이성수 씨한테서 ‘저지먼트…’ 얘길 듣는 순간 꺼져있던 코드가 ‘탁’ 켜진 셈이죠.”(MC메타)

런 디엠시와 에어로스미스의 ‘Walk This Way’, 비스티 보이즈의 ‘Licenced to Ill’가 나온 게 1986년. 올해는 랩-록의 분수령이 둘이나 솟은 지 30년도 된다.

프로젝트의 출발점인 ‘Make My Day’는 해리빅버튼의 강한 헤비메탈 리프에 MC메타와 나찰의 랩이 톱니처럼 맞물려 철컹대는 자극적인 트랙이다. “노래 제목과 후렴구는 영화 ‘더티 해리4-서든 임팩트’의 명대사에서 따왔어요. 악당들이 머리에 총을 겨눌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말하죠. ‘그래, 어디 덤벼봐!’ 더 잃을 것도, 더 가질 것도 없는 이 세상, ‘드루와(들어와), 드루와!’ 포효하는 곡.”(이성수)

‘스노우볼 프로젝트’의 다음 주자는 록 밴드 크라잉넛과 래퍼 넋업샨(소울다이브), 그 다음은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과 래퍼 최삼. 프로젝트 이름이 왜 ‘스노우볼’일까. “눈덩이. 산 위에서 저희가 작은 것 하나 굴려봅니다. 얼마나 커질지 한번 보자고요. 정체된 음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면 좋겠어요. 잘되면 ‘Judgment…’에 참여했던 미국 팀들을 저희가 부르죠. 페스티벌 한번 만들어보죠, 뭐.”(이성수 MC메타)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이성수#mc메타#스노우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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