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견지해온, ‘지원은 받지만 절대 간섭은 받을 수 없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내정자(79)가 1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오찬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최선의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직위원장 직 수락 심경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1996~2010년)과 명예집행위원장(2011년~현재)을 지낸 김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리는 영화제 임시총회에서 첫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전까지 영화제 조직위원장은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다.
김 내정자는 크리스토퍼 테레이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바라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크리스찬 전 칸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등 국내외 영화인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제가 조직위원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영화제가 계속 파행을 거듭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중책을 다시 맡기로 했다”며 “프로그래밍의 자유,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하는 자유를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국내외 영화인 여러분이 참여해주시는 것이 부산시, 또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영화제의 명성과 신뢰를 확인시켜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도 이날 오찬에서 “며칠 전만 해도 올해 영화제 개최가 불확실했는데 이 자리에 서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며 “이미 은퇴한 분(김 내정자)에게 다시 힘든 시기에 손을 내민 것이 죄송하지만 별다른 선택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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