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공지능의 물음 “지구상에 인간이 왜 필요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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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인간 vs 기계/김대식 지음/352쪽·1만8000원/동아시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결과가 충격이긴 했나 보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신간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외서다. 너무 어렵거나 오래된 책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미덕이 많다. 뇌 과학 전문가인 저자가 지난해 인공지능을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한 것을 책으로 엮어서인지 생생한 사례가 많고 비교적 쉽다.

인공지능의 정의부터 시작해 인간처럼 학습하는 알고리즘―딥러닝(deep learning)이 무엇이며, 인공지능의 발전 단계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두루 훑는 한편, 그 과정에서 인문학도 넘나든다.

저자는 최근 인공지능 개발이 딥러닝과 빅데이터를 통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조만간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2013년 옥스퍼드대 논문은 “미국에서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는 과거 산업혁명 당시 유럽에서 공교육과 사회보장제도, 세금제도를 도입해 위기를 헤쳐 나갔던 것을 돌아보면서 “향후 20∼30년 후에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인류는 아직 아무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터미네이터’ 같은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는 증거도 없고 불가능하다는 증거도 없다”고 한다. 이처럼 강한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때 “(인공지능이 보기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지구 전체로 볼 때 더 낫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며 인류 멸망의 가능성도 내다본다. 암울하지만 그래도 결론은 유익하다. “내가 하는 일이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입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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