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수]도배부터 발마사지까지… 재능기부로 지역사회 공헌 앞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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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포 광양제철소 사회공헌활동

광양제철소 꺋발 마사지 봉사단꺍 단원들이 지난달 19일 광양시 도이동 대지마을 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광양제철소 꺋발 마사지 봉사단꺍 단원들이 지난달 19일 광양시 도이동 대지마을 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지난달 19일 전남 광양시 도이동 대지마을. 100여 명이 사는 시골마을이 오전부터 북적였다. 주민들은 ‘사랑의 손길·희망의 나눔’이란 글씨를 새긴 조끼를 입고 마을을 찾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재능봉사단원 80여 명을 반갑게 맞았다. 대지마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부와 지난해 자매결연을 했다.

이날 대지마을에는 광양제철소 10개 재능봉사단 가운데 4개 봉사단원이 대거 출동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미용 봉사단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머리를 단정하게 손질하고, 발마사지 봉사단은 혈액순환을 돕는 마사지를 했다. 사진 봉사단은 장수(長壽) 사진을 촬영한 뒤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줬다. 또 전기수리 봉사단은 마을의 각종 전기 시설물을 점검하고 낡은 시설을 교체해줬다. 열연부 직원들은 봉사를 마치고 마을 주변의 쓰레기와 폐비닐, 오물을 수거하고 대문을 수리하며 페인트칠도 해줬다. 안동일 광양제철소장도 마을을 찾아 봉사에 참여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안영복 대지마을 통장(54)은 “광양제철소와 인연을 맺은 지 1년도 안 됐지만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줘 한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면서 사진이 취미인 직원25명으로 꾸려진 사진 봉사단은 매주 사회복지시설과 마을 등지를 찾아 사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면서 사진이 취미인 직원25명으로 꾸려진 사진 봉사단은 매주 사회복지시설과 마을 등지를 찾아 사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포 광양제철소 사회공헌활동은 진화 중이다. 기존의 ‘노력봉사’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재능봉사’ 위주로 바뀌고 있다.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이 지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지역민이 생활에서 도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부터 지역의 마을, 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제철소 건설에 따른 금호도 주민들의 이주문제와 인근 주민들의 불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결연에 나섰다. 현재 80여 곳과 결연한 뒤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나눔의 집’은 홀몸노인, 장애인 등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광양제철소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다. 2004년 광영동 나눔의 집과 2005년 태인동 나눔의 집을 개설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누적 이용객 68만 명을 넘어섰다. 나눔의 집 식단은 포스코 사내식당을 운영하는 포스웰 소속 영양사들이 맡고 있다. 준비된 음식은 광양제철소 임직원 부인들과 지역 부녀회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정리를 돕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재능봉사단은 8개에서 올해 10개로 늘었다. 그동안 해양 청소, 농기계 수리, 도배, 학습, 발마사지, PC 수리, 전기 수리, 다문화가정 지원 등 활동을 해왔다. 올해 이미용 봉사단 ‘깎아 헤어’와 사진 봉사단 ‘찰칵’이 새로 생겼다.

‘클린오션 봉사단’은 2009년 창단됐다. 900여 명이 광양, 포항,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해, 동해, 서해바다에서 해안 및 수중 폐기물 수거와 불가사리 제거, 폐어선 인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다이버가 300여 명에 이른다.

‘농기계수리봉사단’은 고장 난 농기계 관리 및 수리를 전담하고 있다. 설비기술부 직원 9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주말과 휴일 농촌을 찾아 경운기, 관리기, 기계톱, 분무기, 예취기, 이앙기, 탈곡기 등 농기계를 수리하며 지역민들과 온정을 나누고 있다.

‘도배봉사단’은 홀몸노인이나 조손(祖孫)가정을 찾아 오래된 도배·장판을 바꿔주며 어려운 이웃의 주거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2014년 7월 출범 이후 광양시 사회복지과에서 추천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매월 두 차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선부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학습봉사단 ‘좋은 친구들’과 압연설비그룹 직원들로 구성된 ‘엔지니어 멘토링 봉사단’은 매주 1, 2회 중마동과 태인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의 방과후 학습을 돕고 있다.

‘발마사지 봉사단’과 ‘전기수리봉사단’도 월 평균 두 차례 노인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거주지를 방문하고 있다. 발마사지 봉사단원 60여 명은 모두 관련 전문교육을 받았다. 전기수리봉사단원들은 고장 난 전기시설을 수리하는 등 감전 및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프렌즈 봉사단’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을 돕고 있다. 2003년 3월 결성 이후 매월 300여 명의 직원이 기부하는 성금을 모아 광양지역 이주여성의 자립과 정착을 돕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3쌍의 다문화부부 결혼식을 올려주기도 했다.

EIC 기술부 직원들로 구성된 ‘PC수리 봉사단’은 지역의 마을회관이나 복지시설 등을 찾아 고장 난 PC를 수리해주고 있다. 이미용 봉사단 ‘깎아 헤어’는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머리를 손질해준다. 사진이 취미인 직원 25명으로 꾸려진 사진 봉사단 ‘찰칵’은 사회복지시설과 자매결연 마을 등지서 각종 행사 기념 촬영, 사진 강의, 장수 사진 촬영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취미로 하던 재능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려는 분위기가 조성돼 앞으로 봉사활동이 훨씬 알차고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남도&여수#사회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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