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열 “악단마다 다른 곡 해석… 비교하며 감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2016 교향악축제’ 참가하는 최수열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최수열 부지휘자는 “지휘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국내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위해 학생들의 교육에도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시립교향악단 최수열 부지휘자는 “지휘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국내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위해 학생들의 교육에도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휘자로 살며 고민해야 할 문제가 많아진 것 같아요.”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최수열 부지휘자(37)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란 질문에 한참 뜸을 들였다. “음악 이외의 것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 같아요. 음악적인 부분 이외에 다른 문제도 인식하고 있어야 해요.”

지난해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떠난 뒤 그는 갑작스럽게 1월 정기공연의 대체 지휘자로 나섰다. 호평을 받았지만 부담은 컸다. “상황이 좋지 않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곡도 아니었고 준비할 시간도 많지 않았어요. 다른 공연에 비해 아쉬움이 많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었죠.”

서울시향은 최근 이스라엘 출신 엘리아후 인발(80)이 지휘자로 나선 공연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강점이었던 현악기에 대한 비판이 뼈아팠다. “1월은 응원에 가까웠다면 2월부터는 사람들이 평가를 하기 시작했어요. 서울시향은 한 감독이 10년간 이끌어왔어요. 그 스타일이 배어있을 수밖에 없죠. 다만 서울시향이 10년간 쌓아온 내공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아요.”

그는 서울시향과 함께 4월 1∼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6 교향악축제’에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교향악축제는 서울시향을 비롯해 19개 국내 대표 교향악단이 한자리에 모이는 무대다.

교향악축제에는 처음 서는 그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수없이 보러 다닌 무대이기도 하다. “중요한 행사이다 보니 지방 교향악단은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 와요. 좋은 공연보다는 별로 좋지 않은 공연을 보면서 더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는 현대음악에 강점이 많은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대학(한국예술종합학교) 때부터 현대음악을 많이 지휘한 것 같아요. 다행히 경험을 많이 쌓다 보니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고, 관심도 많이 생겼어요. 앞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들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교향악축제를 여러 번 봤던 그는 이번 교향악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을 알려줬다.

“올해가 쇼스타코비치 탄생 110주년으로 그의 곡을 연주하는 악단들이 있어요. 연주자들의 기량이 필요한 곡이라서 유심히 보시면 좋아요. 또 똑같은 곡을 각기 다른 악단이 연주하는 경우도 있어요. 가장 재미있는 것은 저를 포함해 젊은 지휘자들이 많은데 그들이 이런 큰 무대를 어떻게 이겨내는지 지켜봐 주세요. 응원도 함께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수열#서울시립교향악단#부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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