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마을②] 패륜선비 앞에 나타난 원한의 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8일 05시 45분


전남 고흥군 동강면 신촌마을-뱀골재. 스포츠동아DB
전남 고흥군 동강면 신촌마을-뱀골재. 스포츠동아DB
■ 뱀골재의 전설

어느 시리도록 맑은 날,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려 한양으로 향하는 첫 고개를 넘던 선비. 그의 눈앞에 미녀가 나타났다. 미녀는 구불구불 이어진 골짜기에 난 길을 안내했다. 선비는 과거에 급제했다.

하지만 패륜을 저지른 부도덕한 어느 선비는 똬리를 틀고 앉은 큰 뱀을 만났고 과거에 낙방했다. 뱀은 원한을 품고 생을 마감한 뒤 환생한 여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그처럼 뱀골재에서 뱀을 만난 사람은 고흥에 와서 불행해지며 크고 작은 사고의 피해를 입는다는 이야기가 구전된다.

조상의 혼이 깃든 곳이라 여기며 예부터 부정한 사람들을 들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의 무대가 바로 뱀골재이다. 난세에 피난을 온 사람이든, 생업을 위해 정착하려는 사람이든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악행을 뉘우치지 않고서는 고향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 Tip 설화란?

사람들 사이에 오랜 시간 구전(口傳)돼 내려오는 이야기. 신화와 전설, 민담을 포괄한다. 일정한 서사의 구조를 갖춰 민간의 생활사와 풍습, 권선징악의 가치 등을 상상으로 그려낸 이야기다.

고흥(전남)|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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