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위기가 기회가 되는 세상… “대담해져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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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피터 디아만디스, 스티븐 코틀러 지음·이지연 옮김/420쪽·1만6800원/비즈니스북스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이 책은 잡스처럼 “거대한 족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

미래학자이자 기업가인 저자는 전작 ‘어번던스’(2012년)에서 미래가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시대가 될 것이라고 외쳤던 사람이다. 이번엔 이런 미래에 어떻게 하면 인류의 삶을 바꿔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지를 설파한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기하급수 기술’. 주기적으로 그 능력이 2배가 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1970년대 슈퍼컴퓨터보다 지금의 스마트폰이 1000배는 빠르고 100만 배는 더 저렴한 것은 이 같은 기술 덕분이다.

기하급수 시대는 누구에게는 위기지만 누구에겐 기회다.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했으나 신기술을 무시한 필름회사 코닥은 고꾸라졌다. 반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이 시대의 수혜자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어’에서 ‘10억 달러짜리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요즘처럼 짧았던 때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래 예측과 함께 경영 지침도 준다. 네트워크와 센서, 무한 컴퓨팅, 인공지능, 로봇공학, 합성생물학 같은 요즘 주목해야 할 유망 기술을 소개하고, 크라우드 소싱이나 크라우드 펀딩의 사례를 통해 맨손으로 기업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의 크기와 태도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대담함이다. 크게 생각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는 것.

대단한 낙관론자가 쓴 책이다 싶다. 그러나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10% 개선하려고 전 세계와 경쟁하는 것보단 10배 더 큰 목표를 잡으면서 아예 관점을 바꾸는 게 낫다” 같은 말에는 비관론자도 끄덕이게 한다. 꼭 스타트업을 꿈꾸지 않더라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가늠하는 입문서로 유용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볼드#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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