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연분홍 꽃잎처럼 우아한 男, 발레리나처럼 자유로운 女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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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에트로 ‘男女 봄여름 패션’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에트로는 최근 올해 봄과 여름 패션 키워드로 ‘부드러움’과 ‘자유로움’을 꼽았다. 에트로 창립자 짐모 에트로의 딸인 베로니카 에트로는 2016년 봄여름 시즌의 남성복 주제로 곡선을 의미하는 ‘달걀(The Egg)’, 여성복 주제로는 자유를 뜻하는 ‘비밀의 정원(Nomadic Garden)’을 각각 선정하고 여기에 맞춘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다.

좀 더 주목되는 것은 에트로가 올해 선보인 남성복. 다양한 남성 의상에 파스텔 톤의 분홍색과 파란색이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글로벌 색상 전문기업인 팬톤이 2016년 올해의 색상으로 선정한 ‘로즈쿼츠(연분홍)’ 및 ‘세레니티(옅은 하늘색)’와 같다. 팬톤은 이달 초 “두 가지 색상은 내적 안정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어울리는 색상”이라며 “남성과 여성의 성적 고정관념이 모호해지는 실태와도 일치한다”라고 밝혔다.

에트로 관계자는 “에트로는 지난해 8월 연분홍과 하늘색을 사용하는 다양한 남성 의상을 2016년 봄·여름에 맞춰 내놨다”면서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상’ 발표 전이었지만 거의 흡사한 트렌드 컬러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복 제작 키워드인 ‘달걀’에는 중성적인 의미도 포함됐다. 에트로 측은 “부화되기 전의 달걀은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다”며 “남성복에도 여성적인 우아함과 곡선을 함께 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성적인 재료가 남성복에 많이 사용됐다. V넥 티셔츠는 여성복에 주로 사용되는 얇은 비단인 ‘크레프 드 신(crepe de chine)’으로 만들어졌다. 슈트 역시 비단 원단으로 제작된 제품이 많다.

이번에 선보인 에트로의 남성 바지 제품은 벨트 고리 부분이 없다. 그 대신 바지 패턴과 똑같은 터널식 밴드를 고리 부분에 달아 그 안에 벨트를 넣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재킷의 옷깃 안에도 체크무늬나 에트로의 상징인 페이즐리 무늬를 새겨 넣는 등 세밀함이 돋보였다.

한편 에트로는 올해 봄여름 여성복에서 자유로움을 강조했다. 발레리나에게서 영감을 얻은 은은한 장미색을 주된 색상으로 사용하고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랩 스커트 형태의 의상을 주로 선보였다. 여성복에도 페이즐리 무늬를 화려한 꽃무늬 패턴과 함께 적용했다.

에트로 관계자는 “올해 여성복은 정교하지만 실용적인 발레리나 의상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신발과 숄더백, 귀걸이 등도 동일한 철학 아래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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