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간명하게

  • 동아일보

○ 조한승 9단 ● 김지석 9단
본선 8강 2국 1보(1∼25)

조한승 김지석 9단은 지난 기 국수전과 모두 인연이 깊다.

김 9단은 지난해 이맘때 LG배 우승을 차지하고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했다. 여기에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도 올라 최고의 한 해를 맞고 있었다. 삼성화재배와 국수전 상대는 모두 박정환 9단이었다. 국내 랭킹 1위인 박 9단이지만 김 9단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해 그야말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 9단은 두 대회에서 모두 박 9단에게 졌다. 김 9단은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박 9단에게 구원(舊怨)이 있는 건 조 9단도 마찬가지. 3연패했던 국수전을 박 9단에게 빼앗겼으니 말이다.

흑 13, 15로 한쪽은 호구치고 한쪽은 이은 것이 이채롭다. 좌우동형을 살리기 위해 둘 다 잇는 것이 보통인데 실전처럼 두는 게 좌변을 보다 견고하게 지킨 느낌이다.

백 18로 걸치면 흑 19의 협공은 당연하다. 백 14가 단단하기 때문에 흑 돌이 상변으로 향할 필요가 없다. 백 22는 간명한 정석. 참고도 백 1로 젖히는 것이 유행이지만 유연한 바둑을 좋아하는 조 9단은 초반에 쉬운 길로 간다. 참고도 수순 중 흑 3으로 잇는 것을 기억해둘 만하다. 흑 25는 귀의 실리보다 우변을 중시하겠다는 뜻.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