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진땀나는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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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훈 7단 ● 김현찬 4단
본선 16강 8국 총보(1∼250)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는 먼저 50집을 짓는 사람이 반드시 진다는 뜻이다. 초반에 50집을 지으면 굉장히 유리한 것인데 유리함에 도취돼 설렁설렁 두다 보면 역전당하기 쉽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흑은 중반 초입 횡재를 했다. 참고도 백 1(실전 104)로 단수했을 때 흑은 지나가는 응수타진으로 2를 뒀는데 여기서 백이 3으로 손을 뺀 것. 흑은 즉시 응징에 나서 14까지 상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거대한 대마를 손쉽게 수중에 넣었다. 물론 백도 참고도 ‘가’로 젖히는 맥으로 우변을 모두 접수하며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대마 잡힌 손실에 대할 바는 아니었다. 백으로선 3 대신 그냥 ‘나’로 받아뒀으면 승부를 알 수 없는 긴 바둑이었다.

이때부터 백의 고된 행군이 시작됐다. 그 진땀나는 노력은 마침내 하변에서 보상받았다. 흑은 수순착오(흑 143)로 하변 두터움을 모두 잃어버리고 막판 하변 1선으로 넘어간 흑 205, 207이 사실 매우 적은 곳이어서 백에게 추월당했다. ‘선작오십가’를 한 흑이 격언대로 진 것. 한상훈 7단은 8강에서 이창호 9단을 만난다.

228 234 240 246=142, 231 237 243 249=141. 250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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