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디오르 드레스, 내 인생의 모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 DDP 전시회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1947년 자신의 첫 컬렉션을 선보인 파리 몽테뉴가 저택. 한국의 서도호 작가가 천 소재로 재현했다. 바카스 알지르다스 사진작가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1947년 자신의 첫 컬렉션을 선보인 파리 몽테뉴가 저택. 한국의 서도
호 작가가 천 소재로 재현했다. 바카스 알지르다스 사진작가
“내가 보거나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 내 인생의 모든 부분이 드레스에 반영됐다.”(크리스티앙 디오르)

전 세계 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한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긴 여정은 1947년 시작됐다. 그는 당시 42세 나이로 자신의 저택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이며 패션계에 입문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했던 여성들에게 여성성과 우아함을 찾아주겠다는 것이 당시 그가 옷을 만드는 첫 번째 이유였다. 그는 프랑스의 예술과 사교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럭셔리 브랜드를 꿈꿨다.

그가 쌓아온 디오르라는 브랜드의 모든 것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달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디오르를 상징하는 10개의 콘셉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순서대로 전시 공간을 하나하나 지나다 보면 그동안 디자이너 디오르가 걸어온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1947년 자신의 첫 컬렉션을 선보인 파리 몽테뉴가 저택. 한국의 서도호 작가가 천 소재로 재현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1947년 자신의 첫 컬렉션을 선보인 파리 몽테뉴가 저택. 한국의 서도호 작가가 천 소재로 재현했다.
전시회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에 있는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저택이 반겨준다. 한국의 서도호 작가가 1947년 디오르가 첫 컬렉션을 선보였던 그의 파리 저택을 직물 소재로 재현해낸 작품이다. 얇은 천으로 제작한 커다란 구조물에 색이 다른 조명이 비칠 때마다 마치 홀로그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디오르의 저택을 지나면 그가 첫 컬렉션에서 선보인 디오르의 상징적인 드레스가 나온다. 마치 “디오르에 대해 알려면 날 먼저 봐야 해”라고 말을 거는 듯한 이 드레스는 잘록한 허리가 들어간 흰 재킷과 풍성한 주름이 특징인 블랙 스커트로 이뤄져 있다. 여성 신체의 곡선을 살린 디자인에는 그가 본 여성성의 전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또 한때 건축가를 꿈꿨던 그의 기질도 잘 나타나 있는데, 흰 재킷과 블랙 스커트가 이루는 완벽한 균형감을 보고 있노라면 정교하게 쌓아올린 예술적 건축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작가와 디오르가 협업한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도호 김동유 김혜련 이불 박기원 박선기 등 한국의 유명 작가 6명이 디오르가 아끼던 작품들을 한국적 소재를 동원해 재해석해냈다.

자, 그럼 지금부터 10개의 콘셉트로 나뉜 전시 공간을 살펴보며 디오르가 걸어온 발자취를 하나하나 따라 걸어보자.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