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돌아온 유인촌 전 장관 “연기할 때마다 힐링되는 기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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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은 배우와 장관의 이미지가 모두 강렬하다.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최불암)의 둘째 아들 용식 역을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와 연극에 출연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35개월 동안 맡아 역대 문화부 장관 중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2011년 장관을 마친 그는 다시 배우로 돌아갔다. 그가 대표로 있는 극단 광대무변의 연극 ‘파우스트’ ‘홀스또메르’에 출연했다. 이번엔 외부 극단의 작품에 서기로 했다. 예술의 전당이 제작하는 세익스피어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해설자 ‘가우어’와 ‘늙은 페리클레스’ 1인 2역에 도전하는 것.

8일 만난 그는 “예술의 전당은 과거 이사장을 지냈던 곳이라 부담스러웠지만 양정웅 감독이 적극 캐스팅을 한데다 세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해 출연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개월 전부터 매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8시간씩 연극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 장기간 공연을 버틸 체력을 기르기 위해 휴식 시간 틈틈이 운동까지 하고 있다. 그는 “하루 24시간 연극 이야기만 하는 젊은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열정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극배우들이 주로 연출가 선생님의 지시만 잘 따라 연기하면 됐었죠. 근데 양 감독은 다르더라고요. 배우가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이끌더군요. 제 연기 스타일과도 잘 맞아서 요즘 신나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운영중인 극장 유시어터를 젊은 창작자들에게 하루 1만원에 대관해주는 걸로 화제를 모았다. “후배의 창작 활동을 돕고 싶어요. 사재를 들여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상을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마음이고요.”

이번 작품에서 그는 경계에 선 배우다. 해설자 가우어로 연기할 땐 관객과 같은 관찰자로서 작품을 바라보고, 늙은 페리클레스로 분할 땐 깊이 있게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매력 있어요.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연기할 때마다 힐링되는 기분입니다.” 다음달 12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6만 원, 02-580-130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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