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2015년 72억, 2082년 100억… 인구가 폭발한다

김윤종기자 입력 2015-01-10 03:00수정 2015-01-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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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쇼크/앨런 와이즈먼 지음/이한음 옮김/660쪽·2만 원/알에이치코리아
수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는 지하철역. 저자는 4.5일마다 100만 명씩 증가 하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지않으면 인류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세균 한 종이 1분마다 둘로 나뉘면서 증식한다. 오전 11시. 병에 세균을 넣었다. 낮 12시가 되니 병이 세균으로 꽉 찼다. 세균이 병의 절반을 채우는 시점은 언제일까?

놀랍게도 오전 11시 59분이다. 일정 수가 제곱이 되면 어느 순간 증폭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세균을 인간으로 치환해보자. 인류가 사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점이 언제일까? 11시 55분? 그때는 병의 32분의 1밖에 채워지지 않는다.

이 책은 현재 인류가 이 같은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인구는 20만 년 동안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0.1% 기간에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1815년 10억 명을 돌파한 후 2015년 현재 72억 명이 넘는다. 4.5일마다 1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2082년이면 100억 명에 이른다. 이에 저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이민자 증가를 우려하는 영국 등 유럽 사회,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온 중국, 피임법이 보급되면서 출산이 준 아프리카, 줄어드는 인구에 대비 중인 일본 등 20여 개국의 현장을 방문했다. 단순히 연구 결과, 통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여러 문화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인구문제를 탐색하기 위해서다.

탐사 끝에 내린 결론은 현재 인구로는 식량, 에너지, 환경이 버틸 수 없다는 것. 인구 증가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온난화가 심화됐다. 지구 온도가 1도만 올라도 곡식 생산량이 10% 감소한다. 더구나 지구의 얼어붙지 않은 육지 표면 중 40%를 식량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경작지로 쓸 만한 땅은 거의 다 이용했지만 앞으로 20억 명을 더 먹여야 한다. 인구가 100억 명이 넘어가면 에너지 수요도 8배 늘어나지만 에너지는 고갈 위기다.

그렇다고 ‘인구 증가가 무섭지’라는 식의 경고만 하진 않는다. 저자는 우선 인구가 줄면 경제규모가 줄고 침체의 늪에 빠진다는 ‘경제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이 어떻게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논의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제목의 서문을 따로 쓰면서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는 한국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은 평균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고 고령층을 위한 연금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없도록 자녀를 더 낳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구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진짜 이유는 감추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람이 많을수록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어요. 인구가 감소해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해도 국민 1인당 소득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노동력이 귀해지다 보니 임금은 오르고 복지가 높아집니다. 당장은 연금 지급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기반시설 투자 금액 감소와 정부 예산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한 세대가 지나고 고령층과 후세대 사이에 다시 균형을 이루면 복지 문제는 완화됩니다.”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한 성장 위주의 현 체제는 영속적일 수 없기 때문에 인구와 지구가 균형을 이루는 ‘성장 없는 번영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가. 인류 전체의 시각에서 보면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다만 중국처럼 출산을 1명으로 제한하자는 막무가내식 주장은 아니다. 현 위기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부터 공유하자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여성 1인당 자녀를 0.5명 덜 낳으면 지속 가능한 수준인 62억 명 선에서 그친다. 반면에 0.5명 더 낳으면 인류는 158억 명까지 늘어난다. 앞으로 15년. 세계가 달라질 수 있는 시간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인구쇼크#인구 증가#저출산#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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