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염수정 추기경이 한국 가톨릭 추기경으로는 처음으로 방북함에 따라 향후 평양교구 방문과 북한 교회 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몇 차례 방북을 계획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정진석 추기경은 방북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평양과 함흥교구, 덕원 자치 수도구가 있다. 하지만 분단 이후 평양 등 몇몇 지역에 성당이 있지만 로마 가톨릭 시스템에 따른 서품된 신부가 없는 데다 정상적인 사목활동이 불가능해 유명무실한 상태다.
서울대교구장인 염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춘천교구장인 김운회 주교가 함흥교구장, 왜관수도원장인 박현동 아빠스가 덕원 자치 수도구 서리를 맡고 있다.
염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서리임에도 첫 방북 장소가 개성공단으로 결정된 것은 남북한 양측의 방북 승인이 나기 쉬운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지난해부터 개성 방문을 추진해온 염 추기경은 2월 로마에서 추기경으로 서임된 뒤 간담회에서 “개성 방문이 성사 단계에서 장성택의 처형으로 무산됐다”며 “다시 개성 방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염 추기경의 방북이 북한 교회의 재건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염 추기경 방북이 한국 가톨릭교회의 북한 지원과 교류 확대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극적인 조치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황 방한은 염 추기경의 방북은 물론이고 향후 교회 차원의 교류 확대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앙의 자유가 없는 북한 지역 주민에 대한 관심과 남북한 화해를 위한 기도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서울대교구는 염 추기경의 이번 개성 방문이 교황 방북을 위한 사전 협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교황의 남북한 동시 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교황 일정은 통상적으로 오래전에 정해지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남북한 당국의 합의와 교황청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다면 교황의 전격적인 방북이 이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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