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이 오신대”… 꽃동네가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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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8월 방한때 방문, ‘특별한 인연’ 있다는데…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꽃동네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꽃동네와 교황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가 교황과 ‘사랑합니다’는 뜻
에서 손을 맞잡았다. 동아일보DB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꽃동네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꽃동네와 교황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가 교황과 ‘사랑합니다’는 뜻 에서 손을 맞잡았다. 동아일보DB
10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곳에서 생활하는 신부와 수녀, 수사, 수용인과 자원봉사자들은 한목소리로 기뻐했다.

마을 입구에 걸려 있는 ‘환영 오웅진 신부 교황성하 알현’이라는 플래카드는 이번 방문 소식을 예견하는 것 같았다.

현재 꽃동네는 교황 방문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차분하게 교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꽃동네의 한 관계자는 “올 2월 로마 교황청의 관계자들이 드러나지 않게 서울과 대전을 방문하고 꽃동네에도 왔다 갔다”며 “당시만 해도 교황께서 꽃동네를 찾으실지 확실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방문이 결정돼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20년째 꽃동네에서 살고 있는 이재석 씨(59)는 교황 방문 소식에 “정말 영광이다. 내 평생에 언제 교황을 뵐 수 있겠느냐”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교황께서 이곳을 직접 둘러보신 뒤 꽃동네의 정신이 세계 곳곳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인 이은혜 씨(26·여)도 “교황이 계신 곳은 한국과는 너무 먼 곳인데 이번에 한국에 오시고, 꽃동네까지 방문하신다니 정말 기쁘다”며 “8월에는 가족들과 이곳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 뵙고 싶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 5일의 일정 동안 한국 가톨릭 교구들의 다양한 방문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문지 중 하나로 꽃동네를 선택한 것은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교황이 되기 전인 지난해 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꽃동네의 아르헨티나 분원 설립을 요청했다. 꽃동네에서 운영하는 ‘행동하는 사랑학교’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신자가 고국으로 돌아가 꽃동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76년 설립된 꽃동네에는 수도자와 봉사자 등 800여 명이 상주하면서 4000여 명을 돌보고 있고, 세계 10개 나라에 분원을 두고 있는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 당시 꽃동네 측도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되면서 무산됐다.

꽃동네의 아르헨티나 진출은 무산됐지만 지난해 8월 교황이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를 로마 바티칸으로 초청하면서 인연의 끈이 다시 이어졌다.

방문 당시 오 신부는 교황에게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란 꽃동네 표어가 새겨진 도자기와 꽃동네에서 생활하는 전신마비 환자가 입으로 그린 교황의 초상화, 묵주를 선물했다. 오 신부가 이어 교황 방한과 꽃동네 방문을 요청하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열정을 갖고 교회를 이룬 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랑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천주교 청주교구와 대전교구는 11일 각각 청주교구청과 대전 대철회관에서 교황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음성=장기우 straw825@donga.com / 박훈상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꽃동네#교황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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