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70세에 처음 붓을 잡아 14년 동안 매일 그림을 그렸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스무 번의 개인전을 연 57세의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보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토포하우스 갤러리 2층에서 열리는 ‘해장윤복’ 전은 아버지의 그림과 그 일부를 다시 해석해 그린 아들의 그림을 나란히 놓은 전시다. 아버지 류해윤과 아들 류장복의 이름을 섞어 전시회 명판을 달았다. 아버지는 단풍으로 붉게 물든 산과 푸른 소나무, 흐르는 시내와 활짝 핀 꽃나무의 기억을 더듬어 그려 냈다. 아들은 그것을 형상이 모호한 선과 색, 농담으로 분해했다. 나란히 걸린 그림의 행간마다 각별한 소통을 추구한 부자의 애틋한 대화가 들리는 듯하다.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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