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사실상 패착 84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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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영 5단 ● 강동윤 9단
본선 16강전 5보(84∼102)

전보에서 흑●에 대한 응수가 까다롭다. 진시영 5단은 머릿속에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그러다 불쑥 좌변 84에 돌이 떨어졌다. 좌상귀가 신경이 쓰였든지, 아니면 선수 행사를 하려 했을 것이다. 이 수 자체는 흔히 두어지는 맥점이다. 흑도 85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다. 문제는 84를 교환한 이상 86으로 지키는 것은 절대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손이 흑에게 돌아왔다. 84가 맥점이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패착에 가까운 수가 됐다. 백으로서는 참고 1도처럼 백 1 호구로 지키는 것이 오히려 공격의 급소였다. 흑도 응수가 쉽지 않다. 흑 4로 두어 바깥으로 탈출해도 ‘가’로 끊는 수가 남아 있어 부담스럽다.

강동윤 9단은 흑의 실착을 틈타 87로 들여다본다. 이 수로 흑은 단번에 리듬을 타게 된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이으면 흑 2로 붙이는 수가 성립한다. 백 3에 대해서 흑 4로 잇고 흑 8까지 줄줄 따라가면 양쪽 끊는 것이 맞보기가 돼 백이 망하는 그림이다.

백은 실전에서 88로 밀었지만 흑은 89부터 93까지 선수로 끊고 95로 빠져나온다. 좋은 수순이다. 99를 선수하고 101로 중앙으로 뛰어 나오면서 흑이 승기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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