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초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찰나, 지구 반대편에선 내년 봄·여름을 재촉하는 패션 컬렉션이 열리고 있다. 글로벌 패션의 4대 도시로 꼽히는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펼쳐지는 2014년 봄·여름 여성 패션 컬렉션에선 디자인 천재들이 뛰어난 감성을 뽐내며 인간 창의성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패션컨설팅업체 인터패션플래닝의 도움으로 이번 컬렉션을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를 짚어 봤다.
패션, 운동과 만나다
운동복 스타일을 세련되게 해석한 DKNY, 톰포드, DKNY, 토미힐피거 컬렉션(왼쪽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운동복 스타일(athletic style)은 내년 봄 각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게 보다 세련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토미힐피거는 말리부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컬러의 대조로 ‘색의 향연’을 펼쳤고, DKNY와 마이클코어스는 클래식 스포츠웨어에서 영감을 얻은 정제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밀라노 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린 구치는 메시 소재를 이용한 상의와 농구 선수 스타일의 ‘바스켓볼 쇼츠’를 제안했다. 톰 포드의 컬렉션은 디자이너 브랜드와 운동복 스타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모범 답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몸에 달라붙는 미니스커트와 섹시한 드레스 속에 운동복 모드를 담았다.
꽃과 예술의 만남
플라워 패턴을 전면에 내세운 버버리프로섬 컬렉션의 대표 이미지 2개와 아티스틱한 요소를 접목한 프라다 컬렉션, 꽃의 생명력을 강조한 크리스토퍼 케인(왼쪽부터).봄 시즌마다 등장하는 플로럴(꽃) 패턴은 내년 봄에 더욱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자카르와 레이스 등 고급스러운 소재가 장미, 라벤더 등 꽃의 자태와 어우러졌다. 버버리프로섬은 라벤더 분홍 하늘색 등 파스텔컬러를 속이 살짝 비치는 소재인 레이스와 결합했다. 크리스토퍼 케인은 부드럽고 유약한 느낌의 전형적인 플라워 룩을 탈피해 꽃을 강렬하고 생존력 강한 생명체로 표현했다. 옷 디자인 곳곳에 과감한 절개선을 도입해 꽃의 힘을 표현했다.
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예술적인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운 컬렉션도 눈에 띈다. 프라다는 팝아트를 차용했고 피터솜, 3.1필립림 등은 대리석 질감의 그래픽을 주요 모티브로 활용했다.
80년대와 90년대 사이
별 모양 패턴으로 1980년대와 1990년대 사이의 패션 트렌드를 재현한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1990년대 스타일이 부활하면서 지난 1년 동안은 10대와 20대 패션에서 낡아 해진 듯한 느낌의 ‘그런지 룩(grunge look)’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내년 봄에는 스포츠와 스트리트 감성이 결합돼 보다 정돈된 느낌의 90년대 룩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래그앤본은 오버롤, 크롭탑 등 90년대 인기 아이템을 대거 선보였고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는 유니섹스 스타일을 돋보이게 하는 캐주얼한 런웨이를 펼쳤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인기가 높았던 별 모양 데칼코마니 패턴, 치어리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등도 다양한 컬렉션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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