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4인조 여성그룹 ‘2NE1’을 만났다.
아침부터 회색 하늘이 낮더니, 높고 투명한 식당 천장 위로 굵은 빗줄기가 듣기 시작했다. 멤버들이 그 투명한 동심원들을 올려다봤다. “저희가 (투애니원이 아니라) 비애니원이에요.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비가 내리거든요. 이번에도 예감 좋네요.”(씨엘) 2011년 9월 첫 일본 콘서트를 할 때는 도쿄에 대형 태풍 로키가 상륙했다.
이날 2NE1은 1년 만에 신곡을 내놨다. 제목은 ‘폴링 인 러브’. 지난해 7월 낸 ‘아이 러브 유’도 2NE1답게 독특한 곡이었다. 트로트풍의 리듬과 멜로디에 강력한 클럽 사운드가 합친…. 이번 곡 ‘폴링 인 러브’에선 처음으로 레게풍의 음악을 시도했다.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고 느긋한 레게리듬과 클럽풍의 자극적인 전자음이 갈마들며, 씨엘의 앙칼진 랩과 박봄의 낙천적인 보컬이 결합된다.
마치 해변을 배경으로 한 것 같은 뮤직비디오는 사실 경기 용인시의 실내 촬영장에서 찍었다고. 씨엘은 “여름 햇살을 흉내 낸 인공조명이 아주 뜨거워서 힘들었다. 근데 영상의 색감이 너무도 예쁘게 나와서 기분이 좋다”면서 웃었다.
2009년 데뷔한 2NE1은 지난 1년간 미국과 일본에서 1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순회공연을 열었다. 국내 여성그룹 최초의 월드투어였다. 멤버들은 “콘서트를 이어가면서 늘 하던 노래와 춤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4월 싸이의 콘서트 축하무대에 선 그들은 작은 맹수 같았다. 호피무늬를 입고 나와 마이크를 얼굴 높이에서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리고 앞구르기를 하며 노래했다. “마이크가 거추장스러우니 그냥 손에서 놓자”는 씨엘의 아이디어였다.
‘폴링 인 러브’의 노랫말처럼 ‘가지고 싶은 남자’가 있느냐고 묻자 산다라박은 “원빈이었는데 최근 강동원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공민지는 “지금부터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씨엘은 노랫말에 이미 ‘넌 내 조니 뎁’을 넣었다고 했다.
헤어질 때까지 수줍음을 타며 말을 아낀 멤버들이,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는 그들이 얄미웠다. 무대에 올라가면 또 맹수가 될 거면서. 정말, ‘나쁜 기집애’(씨엘이 5월에 낸 솔로곡 제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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