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착즙주스… 갓 딴 느낌 착한데 맛은 좀 극단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요즘 뜨는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짠’ 주스상품들

과일을 짜서 만든 ‘착즙 주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과일 농축액을 물에 희석하는 기존 주스와 달리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건강에 좋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마트 제공
과일을 짜서 만든 ‘착즙 주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과일 농축액을 물에 희석하는 기존 주스와 달리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건강에 좋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마트 제공
제품 브랜드와 인지도만큼 중요한 것은 그 제품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가 아닐까. 특히 먹거리에 대해선 무엇을 넣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첨가물은 무엇인지 등 질문이 꼬리를 잇는다. 자녀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는 주부들은 더욱 그렇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품 매장에는 제품 뒤 성분 표시 부분을 유심히 바라보는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식품업체들의 마케팅 방향은 첨가물을 넣지 않은 것, 자연에서 갓 건져 올린 것 등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전략이 대세다. 요즘 주스 시장에서 소위 뜨는 ‘착즙 주스’가 대표적이다.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순전히 과일을 짜서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3∼4배 농축액을 물에 희석하는 기존 주스보다 건강에 좋다는 느낌을 준다.

한 대형마트의 주스 매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스 매출은 올해 1분기(1∼3월)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어들었는데 착즙 주스 매출은 117.6% 늘었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착즙 주스를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맛과 영양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착즙 주스 5가지를 동아일보 산업부 식음료 담당 기자 3명이 마셔 보고 평가해봤다.

매일유업 ‘플로리다 내추럴’


미국 3대 주스 중 하나로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생과일을 짠 주스’라는 것을 강조했다. 오렌지 주스와 자몽 주스 2종류로 가격은 3600원(200mL)이다.

▽김현진 기자(이하 김)=‘착즙’이라는 주제에 맞게 묽기가 적당하다. 너무 묽어 가볍지도 않고 알맹이가 너무 많아 텁텁하지도 않다. 완전히 새롭고 신선한 느낌은 없지만 남녀노소 먹기에 무난한 느낌이다.

▽김범석 기자(이하 범)=백화점이나 커피숍에서 먹어 본 생과일주스 느낌과 비슷하다. 착즙 주스라고 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없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몽 주스는 첫 맛부터 끝 맛까지 ‘쓴 맛’ 뿐이라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주스를 대화 상대로 의인화 하면 마치 처음부터 끝까지 튕기기만 하는 상대 같다.

▽염희진 기자(이하 염)=오렌지 주스는 잘 익은 오렌지를 갈아 마시는 느낌이다. 자몽 주스도 쓴 맛이 강하지만 반대로 첨가물 없이 자몽 특유의 개성을 극대화 한 느낌이다.

빙그레 ‘따옴’

‘자연에서 갓 따옴’이라는 이름이 먼저 눈에 띈다. 오렌지와 사과 2종류로 나왔다. 1800원(220mL).

▽김=주스마다 과즙이 선명하게 보여 마시기 전 ‘착즙 주스’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자연에서 갓 따옴’이라는 제품명도 ‘쫄깃한’ 느낌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따서 마셔보니 사과 주스나 오렌지 주스는 기존 과즙 주스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익숙한 느낌은 나지만 ‘따옴’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개성은 발견하기 어렵다.

▽염=오렌지 주스는 다른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신 맛이 강하고 자몽 주스 역시 다른 제품보다 끝 맛이 떫다. 잘 익은 과일보다는 다소 덜 익었지만 싱싱한 과일로 만든 주스 같다.

서울우유 ‘착한 시리즈’


경북 사과와 제주산 감귤 등 수입산이 아닌 국산 과일을 갈아 만들었다. ‘착한 사과 이야기’와 ‘착한 감귤 이야기’ 2종류. 2900원(190mL).

▽범=첫인상은 ‘걸쭉함’이다. 사과 죽, 감귤 죽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걸죽함이 넘치다보면 텁텁함으로 바뀌기도 한다. 갈증 날 때 주스를 마시며 신선함과 청량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렌지 주스가 아닌 ‘감귤 주스’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은 눈에 띈다.

▽염=과즙이 많아 씹히는 맛이 가장 강한 제품이다. 보통 주스하면 ‘마신다’였는데 이 제품은 ‘씹어 마신다’고 할 정도로 건더기가 많아 묵직한 느낌이다. 사과 주스의 경우 아침에 이 제품 하나만 먹어도 든든할 것 같아 다이어트 하는 여성들이 좋아할 제품이다.

스타벅스 주스


스타벅스 역시 국내산 과일로 만든 사과 주스와 수박 주스를 내놨다. 수박 주스는 수박만을 100% 갈아 넣었다. 사과 주스는 사과 갈아 넣은 것(99.7%)에 색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기농 아세로라 분말에서 추출한 비타민을 넣었다. 두 제품 모두 4000원(190mL).

▽김=사과 주스는 시거나 달거나 ‘극단적’인 맛 대신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 강하다. 담백함에 초점을 둔 것 같다. 반면 수박 주스는 알갱이가 보일 정도로 걸쭉하게 만들어 과일에 따라 느낌을 다르게 한 시도가 눈에 띈다.

▽염=사과 주스는 껍질 맛도 나서 다른 사과 주스보다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단 수박 주스는 차게 해서 마시지 않으면 맛이 제대로 나지 않을 것 같다. 미지근한 수박이 아닌 시원한 수박을 먹는 데 익숙하니까.

팁코 ‘100%’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태국산 착즙 주스다. 오렌지 주스(쇼군, 메들리)부터 항산화 주스(망고스틴, 석류, 체리베리), 야채 주스(브로콜리, 야채32, 알로에), 망고 주스, 파인애플 주스 등 종류가 가장 많다. 1500원(200mL).

▽김=태국 열대과일로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겉 표면에 태국어를 그대로 노출 시켜 흥미롭다. 과일 외에 브로콜리, 알로에 등 야채를 갈아 만들어 건강을 중시 여기는 주부나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여성들이 좋아할 제품이다.

▽범=목 넘김이 가장 부드러운 제품이다. 목마를 때 시원하게 마시면 좋을 정도로 청량감이 높은 편이다. 걸쭉한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세련된 느낌, 마치 ‘도시인’ 같다. 하지만 씹히는 알갱이, 과일의 흔적은 거의 없어 착즙의 느낌은 별로 없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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