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격변의 도시 콜카타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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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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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 대부분은 아시아란 곧 인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마도 인도가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까닭이리라. 그런 만큼 영국의 인도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이는 수케투 메타가 뭄바이 하층민들의 생활을 담은 책 ‘맥시멈 시티’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감독 대니 보일이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제2의 ‘맥시멈 시티’를 찾아 헤매던 에이전트들은 인도의 뭄바이에서 자라 영국으로 이민 온 저명한 작가 아미트 차우두리를 주목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인 그는 2005년에 처음으로 그의 에이전트로부터 콜카타(옛 캘커타)에 대한 글을 써보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차우두리 교수는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고백한다. 2005년의 콜카타에서는 ‘맥시멈 시티’에 나오는 내용들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91년 자유민주주의에 문을 연 이후 인도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고, 그 중심에는 뭄바이와 뉴델리, 그리고 방갈로르가 있었다. 이 엄청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에 따라 ‘맥시멈 시티’와 같은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도시들에 비해 거대한 콜카타는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콜카타는 인도의 어떤 도시보다도 사회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콜카타 주정부는 지난 28년간 좌파가 집권해 왔고, 선거로 선출된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한 좌파 정부라는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차우두리 교수는 영국의 대중과 평단이 원한 극심한 변화, 그에 따른 혼란의 물결을 콜카타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2009년 오랜 기간 집권했던 좌파 정부가 선거에서 패하면서 콜카타에도 변화가 시작된다. 그제야 차우두리 교수는 콜카타에 대한 책을 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2009년 콜카타로 가서 그로부터 2년간 이 혼란의 도시에서 거주하며 책을 썼다.

2월 출간된 책 ‘캘커타’는 2009년 선거에 이어 다시 한 번 콜카타를 뒤흔든 2011년 총선을 계기로 그 이전과 이후의 콜카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흥도시로 떠오르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엄청난 변화를 겪은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콜카타의 역사를 훑는다.

책에는 그가 2년간 콜카타에 거주하며 만났던 노숙인들과 노동자들, 떠오르는 신흥 부자들과 하루아침에 재산을 잃은 부자들, 그리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허문 오래된 집들과 새롭게 지어진 고급 호텔들이 나온다. 2011년 선거에서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여성 정치인 마마타 바네르지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기술돼 있다.

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
#아시아#인도#콜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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