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구글-제트블루-이케아의 성공 비결은 ‘절제 마케팅’

“‘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덜’을 원한다.”

―디퍼런트(문영미·살림비즈·2011년)

오늘날 소비자들은 ‘마케팅 홍수’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비슷비슷한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마다 더 많은 기능을 강조하고, 더 자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더 많은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관성적인 사고에 빠져 있다. 부가적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하고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더 강화하고 새로운 할인 프로그램을 더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준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기업 간 마케팅의 차별화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지나친 약속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소비자를 과잉만족(over-satisfied) 상태에 빠뜨린다. 지나친 경쟁으로 과잉 성숙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별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과 서비스에 둘러싸여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넘쳐나는 풍요의 바다 속에서 단순함의 자유를 다시 찾는 것이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넘쳐나는 과잉만족의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마음의 휴식을 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more)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덜(less)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잉 마케팅이 지배하는 시대에 과감한 없애기는 신선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 첫 화면을 로고와 검색창으로 단순화한 구글(Google), 기내식과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티켓 할인을 없앤 제트블루(JetBlue), 배송 및 조립 서비스를 없앤 이케아(IKEA), 해피밀세트나 어린이메뉴 또는 샐러드나 디저트가 없는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가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의 주장은 현재의 우리나라 시장상황과도 맥이 통한다. 굶주리던 과거에는 풍요가 미덕이었다. 당시에는 더 많고 더 큰 게 무조건 좋았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가 진전된 현재 풍요는 절대적 미덕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단순함을 원하고 있다. 적고 작고 모자라도 단순하고 쉬우면 그만이다.

마케팅이 넘쳐나는 시대, 더 많은 자극과 더 강한 자극이 소비자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요즘 소비자는 ‘마케팅 팻(Marketing Fat)’을 뺀 소박하지만 착한 마케팅을 원한다. 절제된 마케팅, 겸손한 마케팅은 더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버리는 마케팅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