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님…’ ‘날아라, 박씨’ 흥행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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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팅 시스템 지원 받은 창작뮤지컬 호평

젊은 신인 창작자들이 만든 창작 뮤지컬 ‘날아라, 박씨’. 자칫 사장될 뻔했던 작품이지만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소생한 뒤 초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쇼앤라이프 제공
젊은 신인 창작자들이 만든 창작 뮤지컬 ‘날아라, 박씨’. 자칫 사장될 뻔했던 작품이지만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소생한 뒤 초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쇼앤라이프 제공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이하 박씨)와 ‘여신님이 보고 계셔’(여신님)가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입소문 덕에 탄력을 받으며 흥행 바람을 타고 있다. 1월 15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201석)에서 개막한 ‘여신님’은 지금까지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73%를 기록했으며, 최고 유료 객석 점유율 95%(1월 26일 오후 7시 공연)를 찍은 날도 있다. ‘박씨’는 지난달 16일 PMC대학로자유극장(250석)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래 약 2주 만에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60%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점령하다시피 한 국내 공연계에서 선전하는 이들 창작 뮤지컬은 신인 창작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단계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 시작한 ‘창작팩토리’를 필두로 CJ문화재단, 두산아트센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신인 발굴과 작품 개발을 지원하는 창작 인큐베이팅 제도의 성과물이다.

선화예고 동창으로 서른셋 동갑인 정준 씨와 조한나 씨가 각각 대본을 쓰고 작곡한 ‘박씨’는 3, 4년 전 웬만한 뮤지컬 기획사에 대본을 돌렸지만 아무 데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뮤지컬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여성 관객들이 선호하는 남자 배우 중심의 극이 아닌 데다 대극장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조용히 사라질 뻔한 ‘박씨’는 2010년 문화부 창작팩토리 대본 공모에 당선되고 이듬해 시범공연에 선정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2시간 50분짜리 대극장 버전을 내놨고,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때는 1시간 50분짜리 소극장용으로 올렸다. 예그린 앙코르에서 우수작으로 뽑혀 받은 공연 지원금 1억 원으로 올해 본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 ‘박씨’ 공동제작사인 쇼앤라이프의 임정숙 팀장은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 없었더라면 이 작품은 사장되고 말았을 것”이라면서 “여러 시범 공연을 통해 전문가들과 관객에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기에 든든한 지지 관객층과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신님’의 작가 한정석 씨와 작곡가 이선영 씨는 2년 전 뮤지컬계에서 일을 시작한 신인으로 서른 살 동갑이다. 이 작품은 2011년 CJ문화재단의 창작지원 프로그램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에 선정돼 리딩(대본과 악보 읽기) 공연으로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예그린 앙코르 쇼케이스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공연 지원금 1억 원과 대관 지원을 받았다.

한 씨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공모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대본을 완성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지원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을 매끄럽게 다듬게 됐다. 제작사인 연우무대 홍보 담당 이희영 씨는 “단계별로 공연이 갖춰져 가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꾸준한 피드백을 받은 덕분에 작품이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초연의 흥행에 힘입어 10일 끝나는 ‘여신님’은 5월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재공연하고, 17일 막을 내리는 ‘박씨’는 중극장 규모로 확장해 하반기에 다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박씨’의 권호성 연출은 “예전엔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 주로 희곡 개발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무대에 올려 공연을 하게 해주면서 진일보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좋은 작품은 꾸준히 지원하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날아라#박씨#여신님이 보고 계셔#창작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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