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리더의 취향]美 아웃렛-면세점 단골, 커프스로 포인트 줄때 짜릿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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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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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 프드코리아 사장

정재희 사장의 슈트 스타일은 ‘포드’와 닮았다. 정 사장은 “옷도 기본에 충실하고 가격 대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정재희 사장의 슈트 스타일은 ‘포드’와 닮았다. 정 사장은 “옷도 기본에 충실하고 가격 대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링컨차를 타는 사장님’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53)의 슈트 스타일은 ‘정석’에 가깝다. 브라운 슈즈, 정확한 사이즈의 재킷, 주름 없이 슬림한 스타일의 팬츠. 희끗희끗한 머리만 아니었다면 누가 봐도 40대로 보이는 스타일이다. 그는 특히 셔츠와 재킷, 팬츠와 슈즈의 매치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5년 전부터 문득 슬림한 슈트를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젊은 소비자도 많고, 여성 소비자도 늘어나는데 이들과 눈높이를 같이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 포드 자동차 전시장에서 만난 정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1992년 포드에 입사한 이래 30여 년 동안 ‘포드맨’으로 살았던 그는 국내에서 수입차의 태동기와 성장기를 몸소 겪은 ‘산증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비즈니스가 소비자들의 변화에 적응하는 동안, 그의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정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고객과의 접점에서 일하는 자동차 업계 사람들의 패션 스타일은 자기 회사 브랜드 이미지와 비슷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프스의 마력

정 사장의 패션 역시 포드와 닮아 있다. 그는 미국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의 슈트와 ‘랄프 로렌 폴로’의 캐주얼 의류를 좋아한다. 고급스럽되 사치스럽지 않고,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 출장을 갈 때 디트로이트 인근 아웃렛이나 공항 면세점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그는 “패션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는 않지만 하나를 사더라도 기본에 충실하고 원단이 훌륭한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날에는 꼭 커프스를 찬다. 커프스는 드러내놓고 멋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은근하게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출장이 잦은 정 사장이 공항에서 꼭 쇼핑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커프스다. 그는 “커프스는 셔츠와 비슷한 색깔로 고르려고 한다”며 “튀는 패션은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씩 포인트를 줘서 옷 입는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기자에게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커프스를 보여줬다. 포드의 브랜드 이미지처럼 푸른색 계열이 많았다. 푸른색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동그란 모양의 빨간색 커프스도 눈에 띄었다. 정 사장은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포인트가 된다”며 웃었다.

손수건과 벨트, 구두도 정 사장이 슈트를 입을 때 신경 쓰는 요소다. 손수건은 넥타이와, 구두는 벨트와 컬러를 매치하는 편이다.

정 사장은 40, 50대 남성에게 옷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배가 나오기 시작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최소 3일씩, 3주 동안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지요. 그렇게 석 달을 버티니 어느새 운동이 습관화되더군요.” 그는 “게다가 슬림한 옷을 입으면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고, 꾸준히 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3년은 새로운 도약의 해

자동차 회사 사장은 어떤 차를 탈까? 정 사장은 ‘링컨 MKS’를 탄다고 했다. 그는 “사장이 타는 차가 그 회사에서 제일 고급 라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좋아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신 주로 링컨 MKS 라인을 탄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 제품 중에서 탐나는 차는 없을까? “국산차 중에서는 K5 디자인이 좋더라고요. 물론 ‘애스턴마틴’ 같은 명차도 한번 몰아보고 싶다 생각만 하죠.”

정 사장은 올해 실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에는 한국 소비자들을 포드 본사에 견학시켜 주는 ‘서울 투 솔(Seoul to soul)’ 프로그램 등을 통해 포드 자동차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였다. 새해에는 남성적인 포드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다양한 면모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출력과 연료소비율을 동시에 높인 ‘똑똑한 작은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최근 5년 사이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시장에 일찍 진출한 포드는 그동안 암중비약(暗中飛躍)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잘 파악해 이제 눈에 띄는 비약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정재희#커프스#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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