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시즌이 시작됐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만한 공연 뭐 없을까? 때를 맞춰 어린이 공연 축제인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열리는 아시테지 축제는 작품성과 재미를 함께 갖춘 검증된 작품들을 엄선해 신뢰도가 높다.
올해 9회째인 아시테지 겨울축제는 역대 서울어린이연극상 작품상을 받은 작품 중 5개 작품(‘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어린왕자’ ‘거인의 책상’ ‘이불꽃’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과 특별 초청작 2개 작품(‘피리 부는 사나이’ ‘얌모얌모 콘서트’) 등 총 7개 작품으로 꾸렸다.
창작극 ‘백설공주…’(박승걸 작·연출)는 어린이 공연으로 만들어졌지만 어른에게도 인기를 끌며 2001년 초연 이후 2500회 이상 공연에 8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스테디셀러. 누구나 알고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일곱 난쟁이 중 하나인 반달이의 관점으로 풀어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성인극과 어린이극 양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극단 수레무대 제작의 ‘어린왕자’도 어른이 함께 볼 만하다.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을 배우와 인형이 어우러진 상상력 넘치는 극으로 만들었다. 극단 수레무대를 이끌어온 연출가 김태용 씨는 올해 김상열연극상을 받았다.
올해 서울어린이연극상 최우수작품상, 최고인기상, 연기상을 받은 ‘거인의 책상’(이철성 대본·연출)은 미디어를 활용한 무대가 신선하다. 확대 영상을 이용해 평범한 책상을 거인의 책상으로 바꿔놓았다. 관객이 직접 ‘거인의 책상’을 체험하는 시간도 있다.
‘이불꽃’(김신기 작·연출)은 닥종이 인형과 애니메이션, 그림자극을 사용해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버지가 바다에서 실종된 순심네 가족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전한다. 극단 하땅세의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윤조병 작·윤시중 연출)는 어항에 설치한 카메라로 실감나는 물속 세계를 담아낸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
극단 코끼리 만보가 제작한 개막작이자 신작인 ‘피리 부는 사나이’(황재헌 각색·연출)는 그림 형제 동화의 원작을 비틀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강탈과 폭력의 이야기로 풀었다. 어린이보다는 13세 이상의 청소년에게 권한다. 개그맨 전유성 씨가 연출한 ‘얌모얌모 콘서트’는 클래식 콘서트에 웃음의 요소를 넣었다. 관객의 휴대전화 소리에 맞춰 합창하거나 빠른 곡을 경쟁하듯 숨차게 부르는 상황이 이어진다. 2만∼3만 원. 02-745-58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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