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콘서트 키워드는 ‘커플로 뭉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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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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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김태우, 김범수-박정현, YB-리쌍… 음악개성 살리면서 관객 확대 효과

가수 박정현과 김범수, YB(윤도현 밴드)와 리쌍, 바비킴과 김태우….

서로 소속사도 제각각. 언뜻 보기에 안 어울리는 록 밴드와 힙합 듀오도 뭉친다. 12월은 연중 콘서트의 40%가 몰려 있는 ‘황금밭’이다. 가수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어떤 ‘차별화 카드’를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여기 ‘커플링 법칙’이 있다. 지난해의 적이 올해의 동지가 될 수도 있다. 요즘엔 연말 공연 건으로 만나 함께 신곡까지 녹음한다. 대선 단일화 이슈에 묻혀버릴 뻔한 콘서트 시장의 ‘단일화 전략’을 살펴봤다.

○ (20, 30대 여성) U (30, 40대 남자)=!

‘남-남 단결.’ 합동 콘서트를 여는 가수 김태우(왼쪽)와 바비킴이 서울 강남의 스튜디오에서 최근 발표한 신곡 ‘그런 걸’을 함께 부르고있다. 오스카이엔티 제공
‘남-남 단결.’ 합동 콘서트를 여는 가수 김태우(왼쪽)와 바비킴이 서울 강남의 스튜디오에서 최근 발표한 신곡 ‘그런 걸’을 함께 부르고있다. 오스카이엔티 제공
성공적인 커플링을 위해서는 고교 수학 제1과 ‘집합’을 잘 학습해야 한다. 개별 가수의 팬덤을 잘 조합해 ‘교집합’은 줄이고 ‘합집합’을 늘려야 전체 파이(관객 수)가 커진다. 그렇다고 교집합을 너무 줄이면 안 된다. 정체성 없는 공연이 되기 때문.

22일부터 합동 공연 ‘투맨쇼’를 여는 바비킴과 김태우는 발라드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팬덤에 있어서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강태규 뮤직팜 이사는 “바비킴과 김태우는 솔(soul)이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적 의기투합이 합동공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면서도 “god 시절 팬을 포함한 김태우의 20, 30대 여성 팬덤에 바비킴의 품격 있는 어덜트 컨템퍼러리 성향을 좋아하는 30, 40대 남성 팬까지 더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정현과 김범수는 1년 만에 새로운 짝을 만난 케이스다. 지난해 연말 콘서트 시장에서는 박정현은 성시경, 김범수는 이소라와 ‘팀’을 이뤄 서로 겨뤘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이재향 CJ E&M 콘서트사업부 대리는 “화려한 무대 연출 없이도 두 사람의 듀엣만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커플 관객에게 ‘러브 스토리’ 같은 로맨틱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어 좋은 조합”이라고 말했다. 음악적 색깔이 서로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말 ‘나는 가수다’ 열풍을 타고 뭉쳤던 김범수와 이소라는 ‘카리스마 대결’에 포인트를 둬 로맨틱한 분위기는 덜했다는 평이다.

‘남-여 커플.’ 한 무대에 서는 김범수와 박정현은 MBC ‘나는 가수다’와 지난해 연말공연 장에서 격돌했지만 이제 사이좋은 ‘팀’이다. CJ E&M 제공
‘남-여 커플.’ 한 무대에 서는 김범수와 박정현은 MBC ‘나는 가수다’와 지난해 연말공연 장에서 격돌했지만 이제 사이좋은 ‘팀’이다. CJ E&M 제공
록밴드 YB와 힙합 듀오 리쌍의 집합은 장르적으로 가장 이질적인 조합이다. ‘합집합’에 좀 더 방점을 뒀다. YB와 리쌍의 음악적 유연성이 작용했다. YB는 록과 힙합, 전자음악과의 결합을 종종 실험해 왔고, 리쌍 역시 앨범에 장기하와 얼굴들을 초대하는 등 록과 라이브 밴드 음악에 대한 갈증을 호소해 왔다.

커플링 연말 공연은 인디 음악계에도 있다. CJ아지트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CJ튠업’에서 12월을 맞아 선후배 뮤지션을 매칭했다. 정원영 정재일이 신인 이정아, 이이언이 신인 박소유와 호흡을 맞춘다.

○ 신곡 발표에 게릴라 콘서트까지

한번 뭉치면 음악적 결합을 과시하고 콘서트 홍보에도 일조하기 위해 신곡 녹음까지 감행하는 게 요즘 트렌드다. 바비킴과 김태우는 지난달 30일 ‘밥&킴’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 ‘그런 걸’을 발표했다.

1일에는 서울 강남역과 대학로, 종로 등을 돌며 합동 게릴라 콘서트도 벌였다. ‘거리 유세’다. YB와 리쌍은 4일 서울 청담동 클럽에서 합동 쇼케이스를 열고 합작 곡 ‘매드 맨’을 발표한다.

가요계에서는 두 아티스트가 시너지를 내면 양쪽의 팬덤을 집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한다. 커플링 공연은 맨파워를 앞세운 만큼 높은 개런티는 부담되지만 밴드와 무대를 공유하며 제작비를 줄일 수 있어 연말에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연말 콘서트#김태우#바비킴#박정현#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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