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발라드 왕자’ 나튜 “노래 훈련할 때 ‘Be angry’란 말 가장 많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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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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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댄스가수 도전하는 태국의 ‘발라드 왕자’ 나튜

나튜는 ‘강렬한 케이팝 스타일로 변신해 흡족하다’며 기자를 향해 손을 들어 후려치려는 듯한 ‘쉬즈 배드’의 안무를 보여줬다. 무서웠다. CJ E&M 제공
나튜는 ‘강렬한 케이팝 스타일로 변신해 흡족하다’며 기자를 향해 손을 들어 후려치려는 듯한 ‘쉬즈 배드’의 안무를 보여줬다. 무서웠다. CJ E&M 제공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연습실. 낫 튜파잉암(23)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저눈 나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국어 발음을 꽤 한다고 했더니 그는 “쪼끔”이라며 웃었다.

영어와 태국어를 섞어 말하는 나튜의 외모는 가수 김현중과 태국 출신 닉쿤을 섞은 듯한 귀공자풍. 그는 태국인이다. 그곳에서 인기 발라드 가수였다. 대학생이던 2008년 그곳 인기 TV 오디션 프로그램 ‘아카데미 판타지아’에서 우승했다. 멋진 외모와 선한 이미지가 팬들을 사로잡았다. 방콕 명문 까셋삿대 경영학과 2학년생인 이 ‘엄친아’에게 태국 여성들의 선망이 쏟아졌다. 이름 ‘낫’과 성의 첫 글자 ‘튜’를 합친 ‘나튜’라는 애칭이 붙었다. 가수, 영화·뮤지컬 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태국 ‘이모 팬’들은 그를 ‘룩 낫’(우리 애기 나튜)이라고 부른다.

‘태국 황태자’는 지난달 말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과 태국의 기획사가 합작한 ‘뉴 나튜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단 3주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발라드 가수를 버리고 케이팝 댄스 가수로 거듭나기로 했다. 그에게 한국의 11월은 호되게 추웠다.

“고2 때 동방신기의 ‘오정반합’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다양한 악기가 꽉 들어차 강렬하고 조화로운 사운드를 쏟아내죠. 저는 세븐처럼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가진 가수가 되고 싶어요.”

나튜는 한국 작곡가가 만든 강렬한 댄스곡 ‘쉬즈 배드’로 15일 케이블 가요 프로그램에서 데뷔 무대를 치렀다. 3주 만에 ‘한국형 댄스 가수’로 변신하기 위해 태국 슈퍼스타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논현동 원룸에서 먹고 자며 상체 근육을 키우고 안무 지도를 받았다. 피부 관리도 받고 헤어스타일과 의상 분위기도 180도 바꿨다. 보컬 훈련이 가장 힘들었다고.

“태국에선 부드러운 음악이 인기예요. 발음도 격하지 않아 노래할 때 비음과 두성을 쓰죠. 케이팝은 가슴이나 배에서 끌어올려 강하게 발성해야 해요. 한국에서 훈련하면서 ‘비 앵그리(화를 내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신곡 후렴구) ‘쉬즈 배드 소소 배드 워어’를 발라드풍으로 불렀다가 혼났죠. ‘필링(느낌) 앵그리, 보이스(목소리) 앵그리, 댄스 앵그리!’”

그는 12월 한국 데뷔곡 ‘쉬즈 배드’를 들고 가 태국에서도 활동한다. ‘한국 물 먹고’ 변한 그의 모습을 그곳 팬들도 받아들일까. “변신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모두들 말했어요. ‘이거 나튜 맞아? 더 근사해졌다!’”

‘태국 대학생’에서 ‘태국 귀공자’로 거듭난 나튜는 이제 ‘케이팝 스타’로 도약하고 싶다고 했다.

“태국 가수라는 독창성을 지키면서 케이팝 아이돌로서도 인정받고 싶어요. 제가 맘에 든다면 이렇게 응원해주세요. ‘삐 나튜 수수까!’(나튜 오빠 파이팅) ‘나락’(귀엽다), ‘수팝’(예의바르다) 말고 ‘러!’(멋지다) ‘쨍!’(최고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나튜#케이팝 댄스가수#발라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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