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행복과 고통, 숨기듯 꺼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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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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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두 주역 김다현-전동석

25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의 주제곡이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이다. ‘그대 어쩌면 그리 해맑을 수 있는지’ 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나 그대를 차마 떠나려는데/내 발길이 붙어 뗄 수가 없으면’으로 끝난다. 이번 공연에서 베르테르로 출연하는 전동석 (왼쪽) 김다현이 청계천 산책로를 걷는 동안 실제로 두 사람을 발견하고 발길을 떼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5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의 주제곡이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이다. ‘그대 어쩌면 그리 해맑을 수 있는지’ 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나 그대를 차마 떠나려는데/내 발길이 붙어 뗄 수가 없으면’으로 끝난다. 이번 공연에서 베르테르로 출연하는 전동석 (왼쪽) 김다현이 청계천 산책로를 걷는 동안 실제로 두 사람을 발견하고 발길을 떼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역대 창작뮤지컬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꼽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원작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뇌’)이 돌아온다. 25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막해 12월 16일까지 공연한다.

2000년 중극장용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2010년 대극장 뮤지컬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이번 공연에선 12년 만에 새로운 넘버를 추가하고 역대 최다인 14인조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또한 역대 가장 많은 ‘베르테르’가 출연한다.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 이 네 명 중 유일하게 과거 베르테르를 경험했던 김다현(32)과 가장 막내인 전동석(24)을 가을이 무르익은 청계천변에서 만났다.

꽃미남 외모로 팬들에게 ‘꽃다현’이라 불리는 김다현에게 ‘젊은 베르테르…’는 첫사랑과 같은 작품이다.

“2003년 베르테르로 뮤지컬 배우 데뷔를 했어요.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본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익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제 팬카페 이름이 ‘순수한 영혼, 김다현’인데 베르테르 연기로 생긴 겁니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그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뮤지컬이 아니라 연극 ‘연애시대’로 복귀했고 연극 ‘M. 버터플라이’와 뮤지컬 ‘라카지’로 잇따라 여장남성 연기에 도전하며 쉴 틈 없이 무대에 서왔다.

“군복무 하면서 학교를 졸업한 뒤 덮어뒀던 연극론과 연기론, 셰익스피어 희곡들을 다시 읽으면서 배우의 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 얻은 결론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거였습니다. 연기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연극무대를 먼저 택했고 제게 벅차다 싶은 연기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때 첫사랑 같은 베르테르 출연 제의가 와서 정말 기뻤습니다.”

지난해부터 뮤지컬 남자배우 기대주로 주목받아 온 전동석에게도 군복무는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그가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꾼 계기가 군복무 중 찾아왔기 때문이다.

“원래 제 목소리가 베르디 오페라에 어울리는 묵직한 톤이었는데 군복무를 하면서 제 나이에 맞는 경쾌한 목소리로 바뀌었어요.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뮤지컬 배우가 되자고 결심하고 제대 후 바로 ‘노트르담 드 파리’(2009년) 오디션에 응시했는데 그랭구아르(오프닝곡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는 시인) 역으로 발탁됐습니다.”

탄탄한 가창력과 감미로운 음색에 훤칠한 외모를 갖춘 그는 이후 ‘모차르트!’ ‘엘리자벳’ ‘두 도시 이야기’에 출연하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뮤지컬 남자배우라면 라이선스 뮤지컬 중에선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역을, 창작뮤지컬에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 역을 탐내잖아요. 지킬이나 모차르트 같은 배역은 내면의 모든 것을 폭발시키듯 표출하지만 베르테르는 그걸 내면에 깊숙이 품고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4인 4색의 베르테르로서 각자가 간직한 비장의 카드가 뭘까. ‘품절남’인 김다현은 “이번 작품에선 롯데 역을 맡은 김아선 김지우 씨를 진짜로 사랑하려 한다”며 “너무 친해지면 여자로서 신비함이 사라질 것 같아서 사석에선 말도 안 나눈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전동석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나만의 느낌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낭보가 전해졌다. 내년 1월 11∼26일 도쿄 아카사카 ACT시어터에서 20회 공연이 결정됐다고. 대형 창작뮤지컬로서는 최초의 일본 공연이다. 일본 공연에는 두 명의 베르테르만 나선다. 김다현과 전동석이다. 고선웅 작, 정민선 작곡, 김민정 연출. 5만∼10만 원. 1588-0688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뮤지컬#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김다현#전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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