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발레 심청, 애틋한 가족애로 파리시민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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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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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발레단 공연 기립박수 등 뜨거운 호응… 내년 프랑스 투어 추진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의 3막에서 심봉사(앞줄 오른쪽)가 왕비가 된 딸 심청(황혜민)을 보기 위해 눈을 번쩍 뜨고 있다. 이 장면은 전체 조명을 밝게 하는 재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해 객석의 박수를 끌어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의 3막에서 심봉사(앞줄 오른쪽)가 왕비가 된 딸 심청(황혜민)을 보기 위해 눈을 번쩍 뜨고 있다. 이 장면은 전체 조명을 밝게 하는 재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해 객석의 박수를 끌어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한국 유니버설발레단원들이 추석 연휴에 프랑스 파리 시민들에게 따뜻한 가족 사랑의 마음을 선물했다. 효(孝)를 주제로 한 이 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은 지난달 29, 30일 파리 컨벤션센터 겸 공연장 ‘팔레 데 콩그레’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974년 개관한 ‘팔레 데 콩그레’는 파리 개선문에서 서쪽으로 1km 떨어진 3723석짜리 대형 공연장으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초연된 곳이다. 이번 ‘심청’ 공연에서는 S석(44유로·약 6만4000원)과 R석(74유로·약 10만8000원) 위주로 1800석을 개방했는데 2회 공연 모두 평균 1700석 이상을 채웠고 유료 객석 점유율도 80%를 웃돌았다.

한국의 이야기를 서양 고전 발레의 정형화된 동작들에 얽매인 안무로 풀어 냈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한복 의상의 선과 빛깔이 고왔고, 바닷속 용궁과 궁궐 잔치 무대는 환상적이었다. 둘째 날 공연에서는 커튼콜 때 기립박수가 나왔다.

발레 심청은 1998년 미국과 캐나다 투어를 시작으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 오만 러시아 등 10개국에서 200회 넘게 공연된 ‘발레 한류’ 상품이다. 1986년 처음 제작할 때부터 해외 무대 진출을 염두에 둬 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인 미국인 에이드리언 댈러스 씨가 안무를, 미국인 음악가 케빈 바버 피카드 씨가 작곡, 한국계 미국인 실비아 탈슨 씨가 의상디자인을 맡았다. 이번 공연엔 황혜민, 강예나가 주인공 심청으로 번갈아 출연했고 상대역으로 엄재용, 이현준, 이승현 등 발레단 주역이 총출동했다.

다른 발레 작품에 비해 두드러지는 심청의 특징이라면 역시 전막에 걸쳐 흐르는 효심, 애틋한 부녀애다.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든 뒤 2막부터 펼쳐지는 용궁 세계, 3막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결혼식 장면과 잔치 장면을 판타지 감성으로 풀어 내 가족 발레로 손색이 없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의 다국적 공연 기획사인 ‘콘서트 커뮤니케이션 앤드 애드버타이징(COCOA)사’와 보랄리스사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현지 기획사가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한 이유도 바로 ‘효’에 있다. COCOA의 대표 에티엔트 통 씨는 “유럽 경제가 악화되면서 가족애가 중요해지고 있다. 심청은 가족애를 주제로 했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유럽 무대에서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심청의 프랑스 투어를 구상 중이다.

첫날 공연장을 찾은 파리7대학 뱅상 베르제 학장은 “환상적인 밤이었다. 한국의 옛날 얘기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부모가 자녀를 외국에 보내고 그리워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공감과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 바티스트 몰레 씨(31)는 “서양의 스토리텔링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무대와 의상의 디테일이 동양적이고 환상적이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03년 파리, 칸, 투르 3개 도시에서 발레단 주최로 ‘심청’을 무대에 올렸다. 당시 파리에선 체육관을 빌려 ‘심청’을 2회, ‘로미오와 줄리엣’을 3회 공연했다.

파리=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창작 발레#심청#가족애#유니버설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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