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문화부 장관 “美 아마존의 교묘한 책값 할인에 프랑스 서점들 고사 위기”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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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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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터넷 서점의 가격 할인 경쟁으로 오프라인 서점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도서정가제를 파괴하는 미국 아마존의 가격할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통신장관(사진)은 14일 낭시에서 열린 도서축제 개막식에서 “미국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각종 할인 혜택으로 프랑스의 도서정가제 규정을 교묘하게 위반하며 서점들을 고사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아마존이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프랑스에서 생긴 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행태도 적극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1981년 자크 랑 문화장관 시절에 도서를 정가의 5%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도서정가제 법 규정을 마련했다. 반면 미국에는 도서정가제가 없다. 아마존은 프랑스 내에서 형식상으로는 도서정가제 규정을 지키고 있지만 단골고객에게 주는 무료배송 등 각종 혜택을 합치면 할인율이 5%가 넘는다. 또 신간을 중고서적으로 대폭 할인 판매하는 편법으로 도서정가제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2008년 프랑스 법원은 무료배송이 도서정가제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필리페티 장관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인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온라인 기업들이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에 자사를 두고 프랑스나 독일에서의 영업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필리페티 장관은 “창작과 인쇄 산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세금은 다시 그 나라의 창작 시스템에 투자되는 것이 정상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인터넷 서점은 정가의 10%까지 할인 판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들은 신간 도서와 구간 도서를 묶음으로 팔면서 30∼50% 할인 판매하는 등 법망을 피하면서 무한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3년 2470여 개에 이르던 서점 수가 2009년에는 1700여 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아마존#인터넷 서점#프랑스#문화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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