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가을 문턱에 서있는 보랏빛 여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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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물들이는 퍼플, 레드, 골든 브라운


‘뭘 아는, 성숙한 여인.’

메이크업 제품의 ‘성수기’격을 맞아 주요 뷰티 브랜드들이 내놓은 가을 트렌드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다. 빨간색과 보라색 립스틱을 짙게 바른 모델들은 투명 화장과 핑크색 입술로 순진함을 강조했던 봄여름의 소녀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성숙하고 여성스럽지만 만만치 않은 ‘포스’. 그래서 올가을 여인들의 얼굴에서는 ‘알파걸’, ‘슈퍼 워킹우먼’ 등으로 규정되는 여성 파워가 느껴진다.

신비로운 퍼플

이번 시즌, 가장 눈여겨볼 색상을 꼽자면 보라색이다. 때로는 붉은색과 섞인 자주색으로, 때로는 흰색이 살짝 섞인 연보라색으로 구현된 이 신비한 색상에 각 브랜드는 약속이나 한 듯 관심을 쏟았다. 랑콤이 선보이는 ‘미드나잇 로즈’ 메이크업은 파리의 밤에서 영감을 얻은 메이크업 룩이다. 매혹적인 ‘스타더스트 바이올렛’ 컬러의 아이라이너 ‘르 크레용 콜’과 안티에이징 성분을 함유한 ‘로즈 퍼플’ 립스틱 ‘압솔뤼 누드’는 풍성한 보랏빛 기운을 만끽하게 해준다. 아모레퍼시픽 헤라는 버건디 컬러를 내세운 가을 컬렉션 ‘토파즈’ 라인을 내놓았다. 퍼플 컬러의 ‘쉬어 홀릭 글로스’는 가볍지 않고 고급스러운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강렬한 레드

그 하나만으로도 존재감을 무한히 드러내는 빨간 립스틱은 올가을,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됐다. 건조한 느낌보다는 광택을 살려 촉촉하게 바르는 것이 포인트.

시세이도는 래커로 입술을 코팅한 듯 광택 있게 빛나는 붉은색 입술과 붉은색을 좀 더 돋보이게 하는 새하얀 피부 톤을 올 가을겨울 트렌드로 제시했다. 아이섀도 등 색조 메이크업은 최대한 자제하고, ‘빨간 입술’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게 메이크업 노하우다.

탱고의 열정을 테마로 삼은 ‘메이크업포에버’ 역시 ‘블랙탱고’ 컬렉션을 통해 창백한 피부 표현과, 이에 대비되는 붉은 입술을 선보였다. 특히 컵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워터프루프 기능을 자랑하는 ‘아쿠아 루즈’가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레드, 체리를 중심으로 12개의 강렬한 색상이 눈길을 끈다. ‘끌레드뽀 보떼’도 장미에서 영감을 받은 강렬하고 풍부한 질감의 레드 립스틱 ‘루주 아 레브르’를 이번 시즌 주요 제품으로 내세웠다.

우아한 골든브라운

디오르 코스매틱의 ‘크로커다일 레더 이펙트 네일 듀오’는 손톱을 악어가죽을 입힌 듯한 모습으로 연출해준다. 디오르 코스매틱 제공
디오르 코스매틱의 ‘크로커다일 레더 이펙트 네일 듀오’는 손톱을 악어가죽을 입힌 듯한 모습으로 연출해준다. 디오르 코스매틱 제공
디오르 코스매틱은 ‘골드’와 ‘정글’을 주요 테마로 내세웠다. 1947년 2월, 프랑스 파리의 아브뉘 몽테뉴에 위치한 크리스티앙 디오르 살롱에서 전 세계 언론에 자신을 알릴 첫 컬렉션을 발표한 무슈 디오르가 전 세계를 열광케 했던 모티브가 바로 레오파드 무늬였다. 금색 역시 시간을 초월한 강렬함, 풍부함, 도도함으로 디오르가 늘 사랑하던 색상. 이번 가을겨울 룩은 이런 브랜드 DNA를 충실히 담아낸 셈이다. 레오파드 패턴을 색조 화장품에 담은 ‘골든 정글 팔레트’는 골드와 카키를 포인트 컬러로 한 ‘골든 카키’ 모델과, 골드와 짙은 브라운을 매치한 ‘골든 브라운’으로 각기 선보였다.

특히 ‘지름신 강림’을 부채질할 아이템은 네일 제품이다. 카키 그린과 적색 브라운인 ‘벵갈’, ‘아마조니아’도 훌륭하지만 바르고 나면 악어가죽을 입힌 듯한 느낌을 주는 ‘크로커다일 레더 이펙트 네일 듀오’가 신기했다. 골드 베이스와 카키 탑코트로 구성된 이 제품을 함께 섞어 바르면 악어가죽을 입힌 듯, 중간 중간 갈라진 패턴으로 연출할 수 있다.

샤넬의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필립스는 보라색과 갈색이 살짝 섞인 립스틱 ‘루주 코코 카락테르’를 선보였다.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어떤 색상의 옷과도 잘 어울릴 듯했다. 한정 판매되는 ‘뤼미에르 다티피스’는 햇볕에 살짝 그을린 피부를 연출하기 위한 아이템이다.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컬러를 피부에 얹으면 섬세한 골드 빛 광채가 난다. 연한 회색톤 네일 컬러인 ‘르 베르니 프렌지’는 독특한 색감 때문에 당장 매장에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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