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Z 독수리5형제 코난… 재난의 상처 보듬으려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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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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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피해지 미야기 현서 열린 만화영웅 영화제

일본 미야기 현 마쓰시마 중앙공원에서 주민들이 만화 속 캐릭터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센다이=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일본 미야기 현 마쓰시마 중앙공원에서 주민들이 만화 속 캐릭터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센다이=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마징가 Z’ ‘독수리 5형제’ ‘미래소년 코난’ ‘울트라맨’ ‘가면 라이더’…. 만화 속 영웅들이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총출동했다.

이들이 모인 현장은 최대 피해 지역인 일본 미야기(宮城) 현 제1회 ‘미야기 히어로 서밋’ 영화제(19∼21일). ‘영웅들의 정상회담’이라는 영화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만화 속 히어로를 통해 지진해일(쓰나미)에 희망을 빼앗긴 주민을 위로하고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19일 오후 미야기 현 마쓰시마(松島) 중앙공민관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영웅들을 불러내는 행사가 열렸다. ‘영웅들’을 창조한 작가들의 시상식은 ‘일본 만화 올스타전’을 연상시켰다. 마징가 Z의 만화가 나가이 고, ‘미래소년 코난’ ‘원령공주’의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조, ‘독수리 5형제’ ‘이겨라 승리호’의 디자이너 오가와라 구니오 씨가 트로피를 받았다. ‘개구리 왕눈이’ 등을 만든 다쓰노코 프로덕션의 사사가와 히로시 감독, ‘공각기동대’의 제작사인 프로덕션IG 이시카와 미쓰히사 대표, 1966년 ‘울트라맨’을 창조한 쓰부라야 프로덕션 관계자들도 참가했다. ‘마징가 Z’ 등 애니메이션 주제가 1200여 곡을 부른 가수 미즈키 이치로 씨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힘찬 목소리를 자랑했다. 나가이 작가는 “미야기 현이 다시 힘차게 일어나라는 마음에서 행사에 참여했다. 영웅처럼 아픔을 헤쳐 가길 바란다”고 위로의 인사말을 했다.

이 지역 출신으로 ‘가면 라이더’ ‘사이보그 009’ 등의 작가인 고(故) 이시노모리 쇼타로를 기리는 행사도 열렸다. 그의 고향인 이시노마키 시는 도시의 절반인 73km²가 물에 쓸려 갔고 3100명이 숨졌으며 488명이 행방불명됐다. 일본 만화의 ‘성지’로 불리는 이시노모리 기념관도 1층이 침수돼 큰 피해를 보았다. 만화 팬들은 기념관의 재개관을 바라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20일 찾은 이시노마키 시의 쓰나미 피해 현장은 1년 반이 지났지만 이제 겨우 구겨진 자동차와 집 잔해들을 치운 상태. 피해 지역을 안내한 시 공무원 기무라 시게노리 씨는 “히어로가 그동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했듯이 영화제가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부흥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야기 히어로 서밋과 친선 관계인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도 축하와 주민들에 대한 위로를 전했다. 초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이장호 감독은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난다. 미야기 현은 미래의 영웅이 될 훈련을 겪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까지 센다이 시 등 미야기 현 일대에서 영화상영회와 콘서트, 심포지엄 등이 열린다.

센다이=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대지진#미야기 현#만화영웅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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